정몽구 회장, 장애인 고용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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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장애인 고용 ‘나 몰라라’
  • 전수영 기자
  • 승인 2013.11.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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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11곳 장애인 고용률 1.3% 미만…30대 기업 중 ‘꼴찌’

 
[매일일보 특별취재반] “현대자동차그룹은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은 물론이고 외국인 노동자 등 취약계층 삶의 질을 높여주는 가슴 넓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사할 것입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2012 사회공헌백서’ 발간사에서 사회공헌활동 강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약속은 모두 소외계층에 대한 시혜적인 측면만 강조한 것일 뿐 장애인을 사회적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자립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빠져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실제로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들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몽구 회장, ‘사회공헌백서’ 발간사와 다른 ‘말로만 복지’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장애인고용 저조기업 명단’에 따르면 2012년 12월 말 기준 장애인 고용률 1.3% 미만인 기업 1683개사 중 현대·기아차 계열사 11개사가 포함되었다.현대차를 비롯한 LG, SK, 롯데 등 25개 그룹 계열사 중 1.3% 미만인 곳이 108개인 점을 감안할 때 현대차 계열사의 비중은 10%가 넘는다.현대하이라이프손해사정은 상시근로자 723명을 고용하고 있어 18명의 장애인을 의무고용해야 하지만 2명에 그쳐 고용률이 0.28%였다. 의무고용률 또한 11.11%였다.현대오트론도 12명을 의무고용해야 하지만 3명만을 고용했으며 이노션 또한 14명을 채용해야 하지만 5명에 머물렀다.
상시근로자 8433명인 현대건설은 210명을 의무고용해야 하지만 60명만 고용해 고용률이 0.71%에 머물렀다. 의무고용률도 28.57%에 그쳤다.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2011년 57명, 2012년 60명, 올해 10월까지 68명을 고용하면서 장애인 고용을 늘려나가고 있다”며 “하지만 일반인도 자칫 사고가 날 수 있는 건설현장의 특성상 장애인 고용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위험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현대캐피탈은 65명을 의무고용해야 하지만 28명만을 고용해 장애인 고용률이 1.07%에 그쳤다.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을 꺼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인식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장애인이 무슨 일을 하겠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장애인을 고용해본 기업은 이런 불안감이 없다. 오히려 장애인에게 적합한 일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올해 5월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 사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서강대 영상대학원과 공동으로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진동을 통해 음악과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쏘나타 터처블 뮤직시트’를 개발했다.

6월에는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농학교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멀티미디어관을 제공했다.반면 현대차가 장애인 및 소외계층을 초청해 공장견학을 시키고 이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보여주기식’ 행사로 끝날 수도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한 소외계층 봉사단체 관계자는 “기업이 좋은 의도를 갖고 공장견학 등을 시켜주고 있지만 그런 것보다는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근본적인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 봉사란 이름으로 사진 찍는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정부는 장애인 고용이 저조한 기업에 대해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해 기업 현장에서 훈련을 시키고 취업과 연결시키는 지원고용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인턴십제도와 유사하게 장애인의 임금을 부담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계열사의 장애인 고용이 저조한 것에 대해 “계열사 장애인 고용 현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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