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젠 ‘물가보다 경기’ 무게…이르면 7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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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이젠 ‘물가보다 경기’ 무게…이르면 7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5.23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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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물가·美 6월 동결 가능성...한은 인상 부담도 줄어
경기침체 선제대응 필요성..."통화정책 피봇 빨라질 것"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르면 7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르면 7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거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한국은행이 물가와 사투를 벌였던 전장에서 철수를 준비 중이다.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오는 25일에도 기준금리를 현 3.50%에서 묶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물가'에서 '경기'로 통화정책의 무게추가 옮겨질 거라는 분석이 함께 나온다. 실제 한은은 지난달 기대보다 미약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와 반도체를 비롯한 IT(정보통신) 경기 부진 등을 거론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예고했다. 경기를 더 비관적으로 보면서 금리를 올려 경기에 부담을 무리수는 택하지 않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 관측이다.
더구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이 지난해 2월(3.7%)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왔고,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5%를 기록하며 석 달째 하락한 만큼 물가 상승 압력도 다소 줄었다. 만약 한은이 3연속 금리동결을 택하면, 시장의 관심은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가 언제 되느냐가 될 전망이다. 당장 2개월 후인 7월부터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출 거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25일 열린다. 증권가에선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전망과 보고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금통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는) 박춘섭, 장용성 신임 금통위원이 처음 의견을 개진하는데, 소수의견을 주장할 가능성은 낮다”며 “두 위원의 성향이 온전히 파악되지 않았으나 취임사에서 경기 부담을 언급했던 점이나 기재부 출신, 정부 경제자문기구 등에서 활동한 것을 감안할 때 경기 변곡점에서 굳이 매파적(금리인상 선호)인 주장을 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준금리) 인상은 2월로 종료됐으며, 연내 국내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며 “시장이 궁금한 것은 인하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5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주목했다. 안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성명서를 통해 향후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은도 추가 인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임을 고려해 지속적인 긴축의 필요성 또한 여전히 주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무역수지 적자도 예상보다 오래갈 것 같다"며 "얼마 전까지 환율과 미국 금리 정책 등을 고려해 한은도 좀 더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했지만, 이처럼 경기가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침체를 감수하고라도 금리를 올릴 이유는 사라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소비 반등세도 미약하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 효과보다는 경기 위축 위험을 더 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 19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토마스 라우바흐 연구 콘퍼런스 대담에서 "(긴축정책으로) 여기까지 온 상황에서 우리는 데이터와 전망을 보면서 신중한 평가를 할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 이후, 연준이 다음 달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의 비율이 33%에서 13%로 줄었다. 한은 금통위나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질문에 최근 여러 차례 "인하를 논의하기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지만, 3연속 동결로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가 사실로 굳어지면 전문가들과 시장에선 연내 인하 전망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씨티는 7월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김진욱 씨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기존보다 덜 매파적(긴축 선호)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7월부턴 비둘기(완화 선호)로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7월 13일 금통위 회의 전에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중반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6월 FOMC회의에서 연준이 정책 금리 인상 종료를 명확히한다면 한은에 피봇 전환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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