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빅테크 업체들이 대환대출 서비스를 사실상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달 31일부터 기존 신용대출을 저렴한 금리로 전환할 수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가 출시한다. 여기에는 23개 비교플랫폼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데, 최근 네이버파이낸셜이 대환대출 중개수수료를 큰 폭으로 내리면서 인하 여력이 없는 중소형 핀테크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30일 업계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초 저축은행중앙회와 협약을 맺고 대환대출 중개수수료율은 0.8~0.9%로 낮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1~1.3%보다 조정 폭이 크다. 네이버는 시기별로 구분해 올해 안에 입점하거나 우선 입점하는 저축은행에 대해 0.8%를 다른 플랫폼에 먼저 입점하거나 내년 입점하는 저축은행에 0.9%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수수료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대출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금리 인하는 줄어든 대환대출 수수료율 범위(0.1~0.2%포인트) 내 저축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향후 필요시 각 저축은행의 판단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도 검토하기로 했다.
빅테크의 플랫폼 입점 수수료율이 낮아지자 일각에선 빅테크 독식 문제를 우려한다. 수수료 모델이 대출비교플랫폼 시장을 주도하는 빅테크에 유리하게 설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의 수수료율 자체가 대환대출 플랫폼의 중개수수료율을 정하는 데 있어 기준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토스 등은 금융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카카오페이는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 등 5대 은행과 함께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5대 은행에 모두 입점한 대환대출 서비스는 카카오페이가 유일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뱅크샐러드는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게 해줌과 동시에 추가로 대출 지원금을 지급하는 최저금리 보장제를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중소형 핀테크 업체들은 수수료 경쟁력에서 밀리며 이번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도 분위기가 엇갈린다. 저축은행의 경우, 대출 금리가 높아 경쟁력이 떨어지고 신용도가 높은 소비자가 낮은 금리의 다른 상품을 제시받고 대환대출에 나서면 우량 소비자 이탈이 이어져 전체적인 여신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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