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30일까지 가상자산 전수조사를 접수하고 있지만 국회의원 본인만을 대상으로 삼아, 이해충돌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국회는 부칙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음에도, 비공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문위는 오는 30일까지 국회의원들의 가상자산 소유 현황 및 변동 내역을 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국회의원이 보유한 가상자산의 재산 등록을 의무화한 김남국 방지법(국회법·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정된 국회법에 직계존비속이 있음에도 국회의원만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 연합체인 재산공개와 정보공개 제도개선 네트워크(제정넷)는 지난 16일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본인,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소유하고 있는 가상자산만 등록하도록 하고 있지만 현 국회 사무처는 본인이 가진 가상자산만 등록하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자의적인 판단으로 국회법의 취지를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제정넷은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 가진 가상자산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회는 국회법 부칙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회 관계자 등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6월 말까지 등록 받고 있는 것은 국회법 (개정안) 부칙에 따라 받는 것"이라며 "부칙에는 직계존비속 얘기가 없고 국회의원이라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문에 따라서 직계존비속도 같이 하는 게 맞지만 내년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들부터 적용되는 조항이기에 국회의원들이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그 때 같이 논의하면서 부칙을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가상자산 신고가 이뤄지는 시점은 2023년 4월 총선 당선인 이후이기에 현역 국회의원들도 적용받도록 부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우자 및 자녀 등 직계존비속이 게재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부칙의 취지가 범위를 국한시켜주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과 함께 국회규칙이 없어 이해충돌 여부를 확인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회법에 따르면 사적 이해관계의 등록, 공개 등 대부분의 내용은 하위 규칙인 국회규칙에 따르도록 규정돼 있다. 서휘원 경실련 팀장은 "국회법 개정안의 취지는 국회 내부에서 상임위원회 배정이나 법안 심사를 할 때 이해 충돌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국회법에서 (전수 조사한 내용을) 공개할 수 있게 돼 있음에도 국회규칙이 없어 공개 여부를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서 팀장은 "부칙 취지도 빨리 시행한다는 것이지 범위를 국한시켜주려는 것은 아닌 것"이라며 "공직자 윤리법에 따른 가상자산 재산 공개는 내년부터 이뤄지고 지금 하고 있는 전수조사는 공개가 안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권익위원회 차원에서의 전수조사도 요청했지만 국민의힘은 개인정보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은 여당 행보만을 비판, 조사를 연기시키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