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일생을 살아감에 있어 국민으로, 시민으로 사는 것을 구별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국가가 있어야 시민이 있는 것이요, 시민이 있어야 국가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국민과 시민은 분리적(分離的) 개념이 아닌 일체적(一切的) 개념으로 봄이 맞다.
하지만, 시의원으로서, 시민의 입장 대변을 업(業)으로 삶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 당연한 일체적 개념이 상호 분리하여 충돌하는 것을 종종 목도(目击) 하게 된다. 최근 드론작전사령부 포천 배치 논란이 대표적인 예이다.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작년 북한은 우리 수도 영공에 무인기를 침범시키는 만행을 자행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 군의 무인기 대응 태세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대통령은 무인기를 전담 운용하는 드론전담부대 창설을 지시했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당연한 결정이자 취지 자체에 있어서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드론부대 사령부가 포천시에, 그것도 우리 시 주요 권역 배치가 유력하다는 소식은 우리 시민과 지역 정치권이 강한 이견(異見)을 표출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다. 우리 시민은 국민으로서 국가 안보를 위해 묵묵히 희생한 지난(至難) 한 과거사(過去事)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0여 년간 우리 시의 허리를 두 동강 내고 지역 발전을 저해해 온 6군단, 동양 최대 규모 사격장 등 다수의 군사 안보 시설로 인해 우리 시의 발전은 지체됐고, 시민은 재산상의 피해와 생명의 위협을 감내하며 살아왔다. 그러면서도 우리 시민은 이러한 희생을 묵묵히 감내했을 뿐이지 결코 반발하지 않았다. 안보를 중시하는 성숙한 국민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안도 마찬가지다. 드론전담부대의 창설 배경, 필요성 사령부 배치 취지에 대해서 우리 시민 모두 절감(切感)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는 위치다. 이 사령부가 관내 군 유휴지가 아닌 우리 시 주요 권역. 즉 우리 시 앞마당에 반드시 자리 잡을 필요가 있냐는 것에 대해서 이견이 있다는 것이다. 만약 이곳이 아니라 관내 비교적 한적한 장소를 배치 지역으로 선정했다면 우리 시민도, 우리 시도 이처럼 반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논란에 앞서 우리 시는 국방부와 6군단 부지 반환 협상을 시작하고 현재 진행 중이다. 많은 시민이 협상을 지켜보며 우리 시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 또다시 드론작전사령부 배치라는 소식을 접하게 되니 우리 시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국방부는 우리 시민의 이러한 반발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꼭 시 주요 권역에 드론작전사령부를 배치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깊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현 배치 예정지가 아닌 관내에 비교적 한적한 지역에도 사령부 배치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부지가 있는지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강조하지만 드론부대 창설을 반대하거나, 무조건 우리 지역은 안된다는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다. 지난 70년간 안보를 위해 희생한 우리 시민을 존중하고, 시민의 권리와 국가의 안보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묘안(妙案)을 찾아달라는 것이다.
국가 안보를 중시하는 국민으로서의 삶과, 지역의 발전과 행복을 추구하는 시민으로서의 삶은 결코 상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어서도 안된다. 국민이자 시민으로서 안보와 행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도록 국방부의 전향적인 검토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