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스웨덴의 NATO 가입 등을 주제로 통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해 군사중립 정책을 폐지한 스웨덴이 NATO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튀르키예의 동의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개막하는 11일 NATO 정상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튀르키예의 F-16 전투기 구매, 스웨덴 NATO 가입 문제 등에 대해 이날 논의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대화의 초점은 나토에서 우크라이나의 지위, 스웨덴의 가입, F-16 전투기 공급,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정회원 가입 절차 등이었다"며 "F-16 구매에 대한 튀르키예의 요구를 스웨덴의 NATO 가입과 연결 짓는 것은 잘못"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튀르키예의 F-16 요청을 지지한 것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그는 스웨덴이 반 테러법을 도입한 것을 놓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쿠르드노동당(PKK) 지지자들이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소각하는 시위 등 행보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앞서 스웨덴은 우크라 전쟁 후인 지난해 5월 핀란드와 함께 NATO 가입을 신청했지만 지난 4월 정식 가입된 핀란드와 달리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있다. NATO는 전체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야 가입이 가능하지만 튀르키예는 스웨덴이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PKK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반 이슬람 시위를 용인한다는 이유로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스웨덴은 11~12일 정상회의에서 가입을 확정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을 10일 빌뉴스에서 만나 설득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우크라 전쟁 등 안보 협력 방안과 우크라 NATO 가입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NATO는 정상회의서 북극 및 대서양, 발트해 지역 및 유럽 중부, 지중해·흑해 등 유럽 남부 등 3개 구역에 대한 방위계획도 최종 합의할 방침이다. 정상회담에 초청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NATO 가입에 대한 약속을 호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서 미국은 우크라가 가입 준비가 안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쟁이 한창인 지금 회원국으로 편입할지에 대해 만장일치 의견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투표를 요구하는 것도 시기상조"라며 "민주화와 일부 다른 이슈 등 충족해야 할 다른 필요 조건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우크라는 전쟁 후에 EU와 NATO 가입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NATO 국가들의 소중한 파트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전쟁이 끝나면 우린 EU 회원국이 되기 위해 법적 틀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