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이팔성·김승유 표적수사 논란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차례 물갈이된 금융권 MB맨들을 겨냥한 금융당국의 조사 강도가 나날이 첨예해지고 있다.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달 25일 국민은행 본점에 검사역을 5명을 투입, 특별검사에 돌입한데 이어 내년 초에는 우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미 종합검사를 진행 중인 하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 강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하나은행에 대해서는 국민은행 특검에서 다뤄진 사안과 더불어 내부통제 현황을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국민은행은 특별 검사와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내년에 종합 검사 전환 여부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이처럼 최근 ‘MB맨’들이 몸담고 있던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수사가 이어지면서 당국이 표적 수사에 돌입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대표적인 MB맨들로 꼽혔던 인물들이다.이 중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은 내부정보 유출 건으로 제재를 받은 데 이어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비자금 조성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올랐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하나은행이 소장한 4000점여의 미술품의 용도와 하나은행 임원 출신이 운영하는 미술 도매상과의 거래가 의혹을 사고 있다. 김 전 회장이 퇴직 후에도 연간 5억원가량의 보수를 받고 있는 점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우리은행의 경우 3조4000억원을 투입해 짓고 있던 파이시티 개발 사업 관련, 불완전판매 건으로 이미 금감원의 특별검사를 받고 있다.2007년부터 파이시티 양재동 복합물류센터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한 신탁상품을 판매했는데, 이 사업이 부실화하면서 투자자에게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이 우리금융 전 회장이 재직하던 2010년 무렵부터 불완전판매가 불거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이 전 대통령과 영포라인으로 관계가 있는 라응찬 신한금융 전 회장 역시 신한은행의 정치인 계좌 불법조회와 관련, 직접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신한은행의 불법 계좌조회가 이뤄진 시기는 민주당이 영포라인에 의한 라 전 회장 비호 여부를 연일 문제 삼던 무렵으로, 금융당국은 신한은행이 라 전 회장을 비판하거나 신 전 사장과 가까운 인물들을 중심으로 정보를 무단 조회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금융 당국은 금융사의 부실·비리 의혹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사일 뿐이라는 입장이다.금감원 관계자는 “주요 금융사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종합 검사는 최수현 금감원장이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나섬에 따라 실시된 것으로, 국민은행 사태 등을 교훈 삼아 일반 종합검사보다 수위를 높여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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