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흑해곡물협정 파기 후속 대책 논의
"러시아의 식량 무기화 시도 강력 규탄"
"러시아의 식량 무기화 시도 강력 규탄"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의 일방적 파기에 대한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22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로 "흑해 곡물수출 통로의 차단 해제 및 지속적인 가동에 필요한 우선순위와 향후 필요한 절차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토 정상회의서 합의된 사항의 이행 등도 논의했다고 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트위터로 언급했다. 그는 "식량을 무기화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나토 동맹들은 우크라와 함께할 것이고 나토 정상회의 후 그 어느 때보다 우크라는 나토에 더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7일 자국 관련 협정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파기를 선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앞서 밝힌 대로 협정의 데드라인은 17일로 불행히도 러시아 관련 사항이 아직 이행되지 않아 협정이 종료됐다"며 "러시아 관련 사항이 이행되는 즉시 러시아는 협정 이행에 복귀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파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비판들도 나오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8일 "식량을 무기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큰 실수"라며 "이번 협정에 굉장히 의존하고 있을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의 이번 일방적 결정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조처로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21일 중동 및 북키프로스 순방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흑해곡물협정의 종료는 세계 식량 가격 상승과 일부 지역의 식량 부족, 이민자 증가 등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해당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해 인도주의적 노력의 지속을 보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 관련으로 자국의 곡물, 비료 수출도 보장받아야 하지만 서방의 제재 때문에 약속이 이행되지 않아 협정을 지속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21일 유엔 안보리가 개최한 긴급회의에서 "제재의 이론적 해제가 아닌 실질적 해제를 원한다"며 러시아 농업 관련 은행의 국제 지불 시스템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재가입,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재가동 등의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협정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그들은 어느 때보다 많은 곡물을 높은 가격에 수출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흑해를 협박에 이용하면서 인류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반박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