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에 정부 의도적 개입은 비원칙적…적정 수위 조절해야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정부의 시장 개입을 바라보는 시선이 극명하게 갈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물가 안정 정책을 심화하며, 기업을 향한 직접적인 압박을 늘리고 있다. 소비자물가 지수가 전년 비 안정세를 타고, 일부 주요 생필품‧가공식품 가격이 인하되는 등 당장의 가시적 효과도 누리고 있지만,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산업계 전반 가격 줄인상이 시작되자, 정부의 시장 개입이 본격화됐다. 최대한의 이익과 최소한 손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물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가격 인상의 합리적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국민의 소비 심리와 물가 흐름을 적절히 반영해 인상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고물가 기조 속 국민이 소비재 구입에 지속적으로 비용적 부담을 느끼면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이는 곧 기업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단 설명이다.
특히 독과점 품목에 대해선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단 견해도 나온다. 대표적 예로, 라면은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 등 4개사가 시장 전체 점유율을 과점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 교수는 “제품의 최종 소비자가격은 상호 보이지 않는 관계 속에서 설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대형 기업들은 가격 조정 능력을 갖췄다”며 “상위 독과점 대기업들이 가격 조정 역량을 남용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나설 필요도 있다”라고 말했다.
단순 가격 인하 및 동결 압박이 아닌, 고물가 기조 속 중장기적 안정화 기반 마련을 위해 거시적인 정책에 주력해야 한단 지적도 잇따른다. 시장의 자율성을 강조해 온 현 정부의 행보와도 어긋난다는 평이다.
홍 교수는 “민간 기업이 생존과 지속경영을 위해 경영전략을 구현한 것에 대해 의도적으로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진 않다”며 “중장기적 상생효과 측면에서 산업계와 정부 상호 조정의 과정은 정부가 민간에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는 선에서 필요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