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 "꼼수 영장", 이성만 "치졸한 정치 행태" 반발
민주당, 구속 여부 촉각···구속 시 檢 수사 속도 낼 듯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검찰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금품 살포'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두 사람의 구속 여부는 영장실질심사 당일인 내일(4일)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20여 명이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는데, 이들의 구속을 통해 수사에 속도를 내겠단 의도로 보인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지난 1일 윤·이 의원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초 영장은 지난 6월 청구했는데, 당시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자동 기각됐다.
윤재남·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오전 10시 각각 윤·이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결과는 빠르면 당일, 늦어도 다음날 오전에는 나올 전망이다.
재청구 영장에 적시된 혐의 내용은 사실상 기존과 같다. 다만 검찰은 1차 영장이 기각된 후 대대적인 보강수사를 통해 혐의 내용을 구체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현 국회가 비회기이기 때문에 현역 의원 체포에 대한 국회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윤 의원은 2021년 5월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현역 의원 20명에게 300만원씩 총 6000만원을 살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의원은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2021년 3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경선캠프 운영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에게 지역본부장에게 줄 현금 1000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그해 4월 윤 의원으로부터 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두 의원은 검찰의 영장 청구에 강하게 반발했다. 윤 의원은 검찰의 영장 청구 사실이 알려진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이 국회 비회기를 정치적으로 활용하여 부당한 꼼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했고, 이 의원도 같은날 기자회견을 통해 "끝없는 구속 시도는 검찰이 짜둔 기획과 의도대로 사건을 끌고 가기 위한 치졸한 정치 행태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검찰은 이들의 구속을 통해 단순 두 사람에 대한 수사를 넘어, 자신들이 특정하고 있는 20여 명의 '돈붕투 수수 의원'을 확인하고자 한다. 검찰은 특히 윤 의원을 현역 의원들에게 직접 돈봉투를 살포한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간주하고 있다.
혐의 성립과는 별개로, 두 사람의 구속 여부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보다 적극성을 띌 가능성이 높기에 이번 영장심사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적지 않은 긴장감이 흐르는 분위기다.
한편 법원이 이들에 대한 영장을 발부한다면, 민주당은 지난 부결에 대한 후폭풍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반면 실질심사를 통해 영장이 기각된다면 되려 검찰이 '정치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