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의혹'에는 "민주당 내 부패한 인물들 가득해"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휴가를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윤관석 무소속 의원 구속을 계기로 대야 공세에 나섰다. 김 대표는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야당 부패를 비판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압박했다. 해당 이슈에 대한 야당의 '사법 리스크' 부각 및 이 대표에 대한 '리더십 흔들기' 의도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돈 봉투 의혹'에 대해 "민주당 국회의원 양심은 도대체 얼마짜리인가. 300만원에 양심을 사고 판 사건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민주당 국회의원이 무려 20명이나 연루돼 있다고 하며, 구체적 명단까지 보도되는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현 대표, 송영길 전 대표, 윤관석 전 사무총장 등 민주당의 윗물부터 아랫물까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부패한 인물들이 민주당 내에 가득해 보인다"며 "적어도 제대로 된 당의 대표라면 밝혀지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자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회생 가능한 정당이라는 일말의 기대라도 국민들이 가질 수 있도록 지도자 다운 모습을 보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돈 봉투 의혹' 관련 작심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4일 윤 의원이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이튿날인 5일 한 언론이 '돈 봉투 사건'에 연루 의혹을 받는 민주당 의원 명단 약 20명이 보도되자 이튿날인 6일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은 김 대표의 휴가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의원 구속과 관련해 "총체적 부정부패 정당의 진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범죄 혐의 소명이 충분하고, 죄질도 나쁘다는 사실을 법관이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사안이 이렇게 중한 것임에도 불체포특권을 남용해 윤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부결시킨 민주당은 그 정치적 책임을 지고 국민 앞에 공개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가 거론되는 최근 상황을 의식한 듯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를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확정된 윤 의원 구속을 계기로 이 대표를 향해 "민주당은 끝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지 않은 채 돈 봉투 같은 부정부패 범죄에 대한 수사도 '야당 탄압'이라고 우기면서 버틸 작정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만약 그게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만나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함께 서명하자. 국회 로텐더홀에 책상 하나만 놓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이라고 전했다. '국회 로텐더홀에 책상 하나만 놓으면'이라는 문구는 이전 여야 대표 회동을 놓고 이견이 있던 과정에서 이 대표가 김 대표에게 '1 대 1 토론'을 촉구할 때 거론한 말이어서 눈길을 끈다.
김 대표가 연일 야당의 '돈 봉투 의혹'에 대해 날선 발언을 이어가는 것은 민주당을 둘러싼 여러 '사법 리스크'를 겨냥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을 탈당한 윤 의원이 윤석열 정부 들어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구속되고, 해당 사건에 민주당 다수 의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야당의 부정부패를 부각하기 적합한 시점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대표의 경우도 검찰의 영장 청구 시기가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이와 관련해 '리더십 흔들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