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부 강공드라이브에 LH·민간건설업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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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부 강공드라이브에 LH·민간건설업계 ‘공포’
  • 권영현 기자
  • 승인 2023.08.1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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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LH 강력 비판… "LH 임원 전원 사퇴"
건설업계 "산업 전반적인 위축 우려"
지난 1일 경기도 남양주 별내A25 아파트 지하주차장 곳곳에 잭서포트(하중 분산지지대)가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권영현 기자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정부가 건설업계의 이권 카르텔을 지목한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민간건설업체 등 건설업계가 잔뜩 움츠러든 모양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 11일 철근 누락 사태의 책임을 물어 LH 임원 전원에게 사표를 제출 받고 본인 거취도 임명권자의 뜻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이번 LH 임원 전체 사퇴는 최근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LH 발주 공공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 20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했음에도 지난 7월 말 최초 발표에서 자체 판단으로 5곳이 누락된 15개 단지로 발표한 것에 대한 책임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사장은 지난 11일 LH 서울지역본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LH의 근본적 혁신을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전체 임원의 사직서를 받고 새로운 인사를 통해 LH를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경기 화성 비봉LH 임대주택 신축현장을 찾아 “자정 기능이 빠진 LH를 누가 신뢰하겠냐”며 “수많은 행정력을 들여 전체 현황을 파악하게 했더니 이마저도 취합이 안되는 LH가 존립할 근거가 있느냐”고 LH를 강하게 비판했다. 원 장권은 이한준 LH 사장에게 “재발 방지를 위한 원인 규명과 해당자의 인사조치를 하길 바란다”며 “사장직을 걸고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원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퇴직자를 통한 입찰 로비, 불법하도급, 봐주기, 나눠먹기 등 추악한 이권 카르텔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며 “그들만의 리그에서 벌어지는 검은 거래는 공사비를 빼먹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니 감리도 제대로 될 리가 없다”며 “골프와 술 접대를 주고받느라 도면을 내팽개친 전관 이권 카르텔은 사회악”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에 이어 국토부 장관까지 건설업계를 강하게 비판하며 이권 카르텔을 겨냥하자 민간 건설업계는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GS건설과 LH에서 적발된 부실시공 이미지를 건설업계 전체에 대한 문제처럼 화살을 돌리는데 이렇게 되면 공기가 늘어나거나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이미 국내 주택시장 분위기가 침체돼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이 많아 하반기 건설업계 난항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입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부실시공이 없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무량판 구조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안전에 취약하다는 식으로 초점이 맞춰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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