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한국산업은행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밝힌 시점의 전후로 점입가경의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HMM 인수 후보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대체로 자체적 역량이 부족해 보인다. 1조원대 새우들이 최소 5조원, 최대 8조원짜리 고래를 삼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희한하게도 HMM 인수전에는 현대자동차·포스코 등 대형 원매자들은 모두 일찌감치 발을 뺐고, LX그룹·동원그룹·SM그룹·글로벌세아그룹 등 중견 그룹사들만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계열사들을 모두 동원해도 주머니 사정이 다소 궁한만큼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HMM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실제 하림그룹은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온 JKL파트너스와 손잡아 거론되는 기업들 중에 유일하게 FI를 구한 상태다. 저마다 해운업과의 연관성을 주장하며 HMM에 대해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은 단숨에 기업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기대 때문으로 보인다. 더 구체적인 이유는 HMM이 보유한 현금이 탐나서라고 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을 기준으로 HMM이 보유한 현금은 14조2809억2700만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시가총액인 8조6511억원을 한참이나 뛰어넘는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