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실타래 꼬여 난감”…정부, 산업‧시장 갈등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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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실타래 꼬여 난감”…정부, 산업‧시장 갈등 ‘골머리’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3.08.24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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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변협 법적공방, 법무부 2차 심의 앞두고 지속
시멘트사와 폐기물‧건설‧레미콘 분쟁 범부처 확대
엄보운 로앤컴퍼니 이사가 지난달 20일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가입 징계 변호사 이의신청 관련 심의가 열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엄보운 로앤컴퍼니 이사가 지난달 20일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가입 징계 변호사 이의신청 관련 심의가 열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산업 및 시장 간 분쟁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시장논리는 녹슬고 분쟁의 규모는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정부의 개입을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자유 시장을 표방하는 정부가 난처한 입장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 및 시장 갈등이 연일 확대되고 있다. 기존 산업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거나 신산업의 등장이 갈등을 부추기는 실정이다. 이러한 갈등은 향후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해소해야 한다.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계속해서 나온다. 단순히 시장논리에 맡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정부의 중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갈등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로톡’은 로앤컴퍼니가 운영하는 법률서비스 플랫폼이다. 스타트업계에서는 로톡이 법률 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법률 서비스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대한변호사협회와의 갈등으로 법률 공방을 펼치고 있다.  두 단체의 갈등은 변호사법에서 금지하는 ‘특정 변호사를 소개하거나 알선·유인하는 행위’로부터 비롯됐다. 변호사들은 로톡에 무료로 등록할 수 있다. 비용을 지불하면 무료로 등록한 변호사보다 상단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변협의 반발을 불러왔다.  지난 2015년 변협이 로톡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지난 2021년 8월 ‘로톡은 합법’이라고 발표했다. 이듬해인 2022년 5월에는 헌법재판소도 변협이 로톡 가입 변호사들을 징계하기 위해 만든 핵심조항들이 일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두 집단의 갈등 구도 속에서 로톡의 손을 들어줬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는 내달 6일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가 정당했는지 심의한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양 측의 갈등 해결에 나선 상황이다. 첫 번째 심의 당시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심의도 결론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시멘트사와 폐기물, 건설, 레미콘업계의 갈등도 주목된다. 우선 폐기물 관련 단체들은 시멘트사의 폐기물 활용에 대해 정부의 수혜를 받으며, 기존 시장을 붕괴시킨다고 비판했다. 시멘트사는 수입에 의존하는 주연료(유연탄)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폐기물을 대체연료로 활용했다. 폐기물을 소각하며, 돈을 벌어들이는 새로운 사업구조를 선보였다는 뜻이다. 
시멘트사의 폐기물 시장 진입은 폐기물 처리비용 가격 체계를 붕괴시켰다. 시멘트사는 파쇄업체를 거친 이후 t당 6~7만원(지난 1분기 기준)을 수령하며, 폐기물을 소각한다. 반면, 기존 폐기물업체는 t당 20만원 수준으로 폐기물을 소각했다. 두 업계의 가격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시멘트사가 유연탄보다 낮은 가격에 폐기물을 구매할 경우, 피해가 없는 셈이다.  당시 폐기물 관련 단체들은 폐기물 소각이라는 동일한 행위를 한다는 점에서 같은 수준의 환경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시멘트업계는 이러한 주장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폐기물업체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시멘트 공장에 대한 환경규제 강화가 발표됐다. 환경부가 폐기물업체들의 목소리에 반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결국 중소업체들의 생존권이 걸렸다는 점에서 정부가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사에 대한 환경규제 강화가 이뤄졌지만, 이후 시멘트사의 행보는 연쇄적인 파장을 불러왔다. 유연탄 가격 하락과 폐기물 활용으로 원자재 가격 감축에 성공했지만, 판매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시멘트값 인상을 두고 주요 수요처인 건설 및 레미콘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설비개선비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 시멘트사의 입장이다. 폐기물업체들의 호소로 강화된 규제에서 비롯될 설비개선 비용을 수요처에게 전가하는 상황이다. 그간 유연탄 가격 상승 기조로 수요업계가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스스로 자초한 환경규제 관련 설비 비용을 전가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페인트를 비롯한 건자재 가격이 모두 상승했다는 점에서 시멘트사의 가격 인상이 문제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멘트사가 불과 2년 만에 가격을 네 차례 인상했고,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명분이었다면, 수요업체들의 반발도 적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해당 시장 갈등에는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관여하고 있다. 정부는 양 측의 중재를 위해 범부처 차원에서 협상테이블을 마련했지만, 소극적인 스탠스를 유지했다. 다만 최근에는 협상테이블에 공정위까지 참여하며, 중재에 적극적인 스탠스로 전환했다. 아직 마찰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부의 개입이 양 측의 희비를 가를 전망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사의 가격 인상 관련 자료에는 폐기물 활용부터 비롯된 비용부담의 인과관계를 알리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 내 갈등으로 치부하기에 갈등이 계속해서 커지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시장 개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결국 매듭 짓기 어려운 사안은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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