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檢에 '비회기 영장' 촉구…'내홍 반복 피하기' 분석도
與 "민주, 체포안 부결 시키기 위한 명분 쌓기 하고있어"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8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일을 31일에서 25일로 앞당기는 수정안을 가결시켰다. 국회 공백기를 마련해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표결 없이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하는 의도다. 국민의힘은 "체포동의안 표결을 피하려는 꼼수이자 이후 이를 부결시키기 위한 명분 쌓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8월 임시회 회기를 오는 25일 종료하는 의사일정 수정안을 제출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수정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쳤고, 재석 251명 중 찬성 158인, 반대 91인, 기권 2인으로 통과됐다.
민주당의 이같은 회기 단축은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다. 최근 민주당은 검찰이 1년 반 동안 이 대표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를 펼쳤지만 비회기동안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있다며, 검찰이 이 대표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으론 지난 2월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가결에 가까운 부결'로 엄청난 내홍을 겪은 민주당이 불상사 재발을 막기 위해 궁여지책을 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던 민주당이 쪼개지자 당시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아든 것'이라며 맹공을 가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회기 단축을 '꼼수'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의사일정 수정안 표결에 앞서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와 민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올 들어 매달 국회 임시회를 소집했고 회기를 이어왔다"며 "그러면서 지난 6월 윤관석 의원, 이성만 의원, 2월에는 이재명 대표, 작년 12월에는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 '방탄 전문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비판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그러던 민주당이 이번에는 갑자기 태도를 바꿔 비회기 기간을 요구하며 회기 종료를 주장하고 나섰다"며 "민주당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는 이 같은 당 대표 요구에 맞춰 체포동의안 표결을 피하려는 꼼수이자 이후 이를 부결시키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요청을 받아들은 김진표 의장에게도 강하게 항의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김 의장과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이 단독으로 회기 결정의 건을 상정해 민주당의 회기 자르기에 협조해주는 건 국회의 오랜 전통을 깨드린 것"이라며 "의장께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의 의도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진 미지수다. 국회법에 따라 9월 정기국회 일정 중에는 회기 쪼개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검찰이 정기국회 도중 구속 영장을 청구할 경우 체포동의안 표결을 피할 수 없다. 정치권에서는 검찰이 굳이 서둘러 8월 내에 영장을 발부할 이유가 없다고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