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검찰이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소환 일정을 두고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두 차례 조사에 불출석했다며 소환에 응할 것을 촉구한 반면, 이 대표 측은 4일 오전 출석 의사를 밝혔으나 검찰이 이를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측이 검찰 출석일을 이달 11~15일로 제시한 만큼 이달 중순 조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이 대표의 최근 단식 농성이 검찰 출석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이 대표의 검찰) 조사가 무산된 것은 사전에 이날 오전에 시간이 가능해 (소환조사에) 나가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검찰 쪽에서 거부했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가) 입장을 사전에 밝혔는데, 검찰에서 그렇게 못하겠다고 해서 오늘 조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변인은 이 대표의 단식 농성과 검찰 소환조사 무산을 연결 짓는 데 대해서는 "(이 대표의) 단식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다음 주에 소환 요청이 있으면 (이 대표가) 나가서 조사를 받겠다고 한 입장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며 "이 대표가 다음 주중 검찰 출석 가능 일정 계획에 대해 "(이달) 11~15일로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검찰은 이 대표의 소환조사가 무산되자 유감을 표명하고 이 대표를 향해 소환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수원지검은 두 번째 소환일이었던 이날 각 언론에 보낸 문자를 통해 "오늘 오전 10시로 예정된 피의자 조사 절차가 이 대표의 불출석으로 인해 무산됐다"며 "끝내 2회 연속 불출석한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의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 피의자 출석과 조사에 관한 절차에 응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 검찰의 신경전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다. 당초 검찰은 8월 23일 이 대표 측에 8월 30일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이 대표 측은 통보 이튿날인 24일 오전에 조사를 받으러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통보일인 8월 30일 일정으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 대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이 대표는 같은 달 28일 검찰에 8월 30일은 현장 최고위원회의 등 일정으로 인해 출석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9월 출석과 관련해서는 대정부질문(5~8일)과 교섭단체 대표연설(18~19일)이 예정된 만큼 본회의가 없는 날짜인 11~15일에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 대표는 오염수 방류 관련 국제공동회의 참석 등을 이유로 9월 4일 오전에만 조사를 받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이번에는 검찰이 이날 장시간 조사 입장을 고수하면서 결국 이날 이 대표의 소환조사는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양측의 줄다리기가 지속되는 이유에 대해 주도권 싸움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많다.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와 검찰 모두 상대방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란 의견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애초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양측의 일정 조율 실패로 당장 4일 조사가 불가능해진 만큼 이 대표가 제시한 이달 11~15일 소환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 대표의 단식 농성이 소환조사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검찰 소환조사와 이 대표의 단식과는 별개라고 밝히면서 통보한 일정(11~15일)에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대표가 그때까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대표가 이때 출석하지 못한다면 검찰이 소환 불응 처리를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