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블러 현상에 온·오프라인 업계간 경쟁 가열 전망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백화점과 이커머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고물가 기조로 소비 위축과 수요 분산이 이어지자 백화점 업계는 고정 비용까지 불어나며 실적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이커머스 업계는 내실 다지기 위주 전략으로 적자폭을 줄이거나 흑자를 달성하는 등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 2분기 백화점 3사의 실적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 떨어진 613억원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소폭 오른 5941억원을 나타냈다. 동기간 롯데백화점의 영업이익과 매출은 전년 대비 37%, 0.8% 축소된 각각 660억, 8220억원을 드러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이 전년 대비 0.8% 상승한 6284억원, 영업이익은 24% 가까이 떨어진 921억원을 보였다.
이와 달리, 이커머스 공룡으로 거듭난 쿠팡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42% 급증한 1940억원(1억4764만달러)으로 4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동기간 매출액은 21% 신장한 7조6749억원(58억3788만 달러)을 찍었다. 이는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익과 매출을 새로 쓴 것이다. 11번가의 경우 2분기 매출이 전년 보다 38.9% 상승한 1969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손실도 40.7% 줄인 267억원을 기록하며 선방을 해냈다.
취향 파편화로 ‘평균’이 실종하는 ‘N극화’ 소비와 업계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 현상이 확산하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업계간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통업계 중 절대 강자는 현재 없는 만큼 시장을 둘러싼 옥석 가리기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유통시장 규모는 602조원대로 추산된다. 이마트 포함 신세계그룹(5.1%), 쿠팡(4.4%), 롯데(2.5%)의 점유율을 모두 더해도 12% 수준으로 절대 강자는 없는 상황이다.
백화점업계는 온라인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현장감을 차별화로 삼고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수도권 주요 점포 리뉴얼 계획에 따라 수원점의 전면적인 리뉴얼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및 센텀시티점에 영패션 전문관을 새로 단장하고, 경기점의 경우 생활전문관을 리뉴얼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점 지하1층 식품관을 탈바꿈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자체 페이 마련, 뷰티 카테고리 강화, 유료 멤버십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객단가가 높아 마진율이 좋은 명품 부문에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업계의 실적이 하락하는 배경엔 경제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과 더불어 기존 명품, 패션 수요가 여행 등으로 옮겨가고 있고 각종 부대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 시기 고공성장을 거듭했던 이커머스 기업들도 엔데믹 전환이라는 새 국면을 맞아 지속적인 수익원 발굴은 필수로, 업계간 경계가 모호한 빅블러 시대 속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