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라면‧국내생산’ 뚝심전략…CJ프레시웨이, F&B 세분화 타깃팅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내수 소비 둔화와 각종 대내외 변수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식품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식품사들은 ‘카테고리 킬러’와 ‘사업 다각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개척과 수성 중심의 경쟁구도 풀이된다. 실제 다수의 식음료기업은 오랜 기간 쌓아온 연구 역량을 토대로 기존 주력 분야와 시너지를 꾀할 수 있는 미래고부가가치 신사업 진출을 늘리고 있다. 동시에 비수익 사업은 과감히 청산하거나 축소하고, 기존 주력 사업에 투자를 확대, 입지 굳히기에 역량을 쏟는 곳도 존재한다.
hy는 기존 ‘한국야쿠르트’에서 사명을 바꾸며, ‘종합유통기업’으로의 정체성 확대를 공표, 사업 범위를 다각화했다. 정통 발효유 역량을 활용해 B2B 균주 판매 사업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평택 소재 프로바이오틱스 플랜트 공장 건립을 통해 대량생산 능력을 갖췄고, 2020년부터 균주 판매를 본격화했다. B2B사업은 운영 1년 만에 순수 매출로만 100억원, 균주 분말 거래량 10t을 기록했다. 지난해 hy의 균주 B2B사업 판매량은 12t이다.
자체 배달 인프라인 ‘프레시 매니저’를 활용해 신사업 ‘프레딧 배송서비스’도 시작했다. 자사 생산 제품에서 타사, 매입상품까지 배송 범위를 확대했다. 1만1000명 규모의 프레시 매니저가 쌍방향 소통을 통해 배송시간 조정, 반품 등 고객 요청사항을 실시간으로 대응,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4월엔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인수, 물류사업 시너지 강화가 기대된다.
주류 제조‧유통사들은 부진해진 수익성을 탈피하기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영업망을 정비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주류 외 미래신성장 동력이 필요하단 판단 하에 ‘신사업개발팀’을 신설, 스타트업 투자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분야도 식품, 리빙, 게임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다. 최근엔 나물 가공 및 유통 플랫폼 ‘나물투데이’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엔티’에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 이 외에도 투자한 스타트업은 보조베터리공유업체 ‘백퍼센트’, IP커머스 ‘옴니아트’, 전문투자사 ‘더벤처스’ 등 20여곳에 달한다.
‘카테고리 킬러’ 전략을 강화, 시장 내 영향력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는 곳도 눈에 띈다. CJ프레시웨이의 F&B전문 펀딩 플랫폼 ‘파잇’은 ‘숨은 맛집 펀딩’이란 세분화 시장을 타깃팅해 틈새시장 내 독보적 입지를 빠르게 구축 중이다. 파잇은 국내 최초로 F&B라는 특정 카테고리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이다. 외식시장에서도 특색있는 신생 업체를 세분화해 타깃팅했다. 최근까지 다수 F&B 브랜드와 협업해 신메뉴 펀딩 성공 사례를 확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경쟁사들이 해외 현지 생산 시설 구축에 도전하는 것과 달리, ‘전량 국내 생산’을 고집하며 국내 생산 거점을 늘리고 있다. 2020년 경남 밀양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내 신규생산 4라인 공장 건축공사 투자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5월 준공했다. 기업의 정체성이자 스테디셀러인 ‘불닭볶음면’의 상징성을 지키고, 원재료 수급 및 맛품질 이슈를 최소화하겠단 전략이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국산 제품’ 타이틀의 가치를 제고시키겠단 복안으로 풀이된다. 적자 사업으로 꼽히던 외식사업도 2021년 모두 청산, 본업인 라면에 전사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삼양식품의 뚝심전략은 성과로서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식품업계 평균을 웃도는 10%로, 2018년부터 5년 연속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소비 둔화와 각종 대내외 변수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따라 식품기업에게 미래고부가가치 신사업 진출은 필수적인 프로세스로 여겨지지만, 동시에 다년간 수익성을 입증한 기존의 캐시카우를 탄탄하게 이끌어가는 것도 필요하다”며 “신사업과 기존 주력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시너지를 창출해내, 수익 모델을 고도화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