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하락 베팅하는 ETF 하루만에 250억 몰려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올해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2차전지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상장한 KB자산운용의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상장지수펀드(ETF)의 개인 순매수액은 249억4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인버스 ETF는 추종하는 지수나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는 만큼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를 가진다. 해당 ETF는 ‘iSelect 2차전지 TOP10 지수’를 -1배로 따른다. 이 지수는 포스코홀딩스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관련 종목 중 유동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을 편입한다. 반면 동시 상장한 ‘KBSTAR 2차전지TOP10’ ETF의 개인 순매수액은 3억4500만원에 그쳤다. 이 ETF는 2차전지주의 상승에 따라 오른다. 전체 거래대금도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가 693억5800만원을 기록해 ‘KBSTAR 2차전지TOP10’(100억7900만원)의 7배 수준이었다. 국내에서 특정 업종에 대한 인버스 ETF가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2차전지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2차전지주들은 최근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에코프로는 이달 들어서만 26.01% 하락해 황제주 자리를 반납했고, 에코프로비엠(-14.48%), LG에너지솔루션(-8.18%), 포스코홀딩스(-5.70%), 삼성SDI(-9.12%)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그간 이차전지에 극단적으로 몰려 있던 개인 수급이 분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수요 감소에 따라 판매량 증가율이 둔화하며 2차전지 업체들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주도주 역할을 했던 양극재 기업들의 실적은 상반기 내 리튬, 니켈 등 주요 원재료 가격 하락이 판가에 반영돼 상반기 내 저조한 출하량으로 인해 높은 원재료가 투입되면서 마진 스프레드 축소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며 “어려운 판매 환경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업체나 전기차 주문자위탁생산(OEM) 업체들에 대응해 저가형 제품 확장을 빠르게 진행 중인 업체를 선호한다”고 조언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