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유해물질에 무방비 노출 '직업병' 심각
지하철 선로, 방사선취급 노동자 건강 '적신호'
지하철 선로 작업 근로자, 소방공무원 등 열악한 환경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각종 유해물질에 노출된 채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가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5년 현재까지 원자력발전소 노동자 3명이 방사선에 노출돼 백혈병 등으로 사망했다.
소방공무원 10명 중 6명꼴 직업병
이번 국감에서는 소방공무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도 도마에 올랐다. 행정자치위 홍미영 의원(열린우리당)이 소방방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04년 소방공무원 특수건강검진 실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소방공무원의 10명중 3명은 유해업무로 인해 현재 질병을 앓고 있거나 발병예상자”라고 밝혔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총 2만1천627명의 소방공무원을 상대로 실시한 특수건강검진에서, 현재 직업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1천943명이며 향후 발병예상자로 분류되는 요관찰자(임상검사 이상자)는 4천765명으로 판명, 대상인원의 31%인 6천708명의 소방공무원이 유해업무로 인해 직업병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시 소방공무원의 건강이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4천874명 천853명(59%)가 유해질병에 노출되어 있으며, 다음으로 강원(47%), 경남(42%), 대구(40%)의 경우가 뒤를 었다. 한편, 전남(2%),전북(5%),충북(7%)순으로 소방공무원의 건강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각 시,도별로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질환별로는 눈, 귀, 유양돌기 질환이 가장 많았으며, 순환기와 호흡기 질환의 발병빈도가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근무부서 및 근무 년 수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현장출동이 가장 많은 일선 소방파출소에 10년 이상 근무한 소방공무원에게 직업병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었다. 특수건강진단은 직업병을 조기발견하기 위하여 유해업무를 보유한 사업장이 당해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에게 일반건강진단과 함께 취급하는 유해인자의 유해성에 따라 6개월, 1년 또는 2년의 주기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여야 하는 건강진단으로써, 소방공무원을 상대로는 2004년 처음 실시되었다.이와 관련 홍미영 의원은 “소방업무상 유해한 변수를 전부 제거할 수는 없더라도 직업병의 근원인 유해인자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더불어 “설립추진 예정인 경찰병원내 <소방전문치료센터>에서 화상 등 일부에 국한된 질병뿐 아니라 유해환경으로 인해 발병하는 각종 직업병에 대해서도 진료가 가능한 다양한 치료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지하철 노동자 유해요인 ‘무방비 노출’
지하철 선로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각종 유해 물질에 노출돼 폐암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지난 5월 서울지하철 5~8호선 작업장을 대상으로 벌인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간에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터널 내 레일 연마 작업 시에는 흡입성 먼지의 농도가 최고 50mg/㎥에 이르렀다.지하철 운전석에서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고 5,000ppm이상으로 나타났고 7호선의 경우 평균 1,482ppm, 8호선도 평균 1,224ppm의 이산화탄소가 검출됐다.특히 이 같은 수치는 승무원의 집중도를 크게 둔화시키고 쉽게 피로를 쌓이게 할 수 있어서 지하철 안전 운행과도 직결돼 있다.또 고압물청소 작업 중에는 흡입성 먼지 농도가 최고 60mg/㎥를 넘어서기도 했다.민주노총 공공연맹과 서울지하철노조, 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등은 지난 9월 27일 ‘지하철 공기가 당신을 죽이고 있다’는 제목의 지하철 환경실태보고서 발표회를 가지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지금까지 막연하게 지적되어 오던 지하공간의 문제점이 실제 연구결과를 통해 생생하게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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