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퇴임 후 첫 서울행…'평양공동선언' 존폐 놓고 尹과 정면충돌 예고
상태바
文, 퇴임 후 첫 서울행…'평양공동선언' 존폐 놓고 尹과 정면충돌 예고
  • 이설아 기자
  • 승인 2023.09.18 1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일 5주년 행사 인사말 예정…대북정책 정당성 제고 행보
신원식, "군사합의 폐기해야" 발언에 文尹 충돌 가능성 높아
문재인 전 대통령(좌측). 사진=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좌측). 사진=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최근 통계 조작 의혹 반박, 홍범도 장군 평전 소개 행사 진행 등으로 현 윤석열 정권에 대해 각을 세운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으로 서울에 발걸음 한다. 오는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릴 예정인 '9.19 평양공동선언(이하 평양선언)' 기념행사에 공식 참여한다는 계획인데, 윤 정권에서 평양선언 폐기 조짐이 보이는 만큼 '전 정권'과 '현 정권'의 갈등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해당 행사는 지난 2018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맞아 남북의 우발적 충돌로 인한 한반도 전 지역 내 전쟁 발발 위험 가능성을 제거하기로 합의한 '평양선언'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이다.

김대중재단과 노무현재단,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준비위원회, 경기도, 광주광역시, 전라남도, 전라북도, 제주도 등이 공동 주최하며 사의재와 사단법인 한반도평화포럼이 공동 주관단체로, 독일의 프리드리히에버트 재단이 후원단체로 참여한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되는 행사는 1·2세션 토론회와 기념식으로 나뉜다. 1세션 토론회에서는 '평화의 힘, 평화의 길'을 주제로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좌장을 맡고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과 임원혁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한다.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김도균 전 남북군사회담 수석대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기범 전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회장이 토론자로 나선다.

'평화를 향한 지방정부의 역할과 연대'를 주제로 한 2세션 토론회에서는 문정인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이 주재하고, 5개 광역자치단체가 발표와 토론에 참여한다.

기념식에는 역대 정부의 남북관계 주역들과 한반도 평화 관련 단체·전문가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대 정부와 지자체, 시민사회의 노력과 성과를 곱씹고, 평화를 향한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의 평양선언 기념행사 참석은 북러 정상회담 개최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는 와중 정부여당이 문재인 정부 당시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 정권의 대변인"이라며 강하게 성토하자, 정책에 대한 정당성을 제고하고 평화적 남북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는 차원의 행보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 정부는 평양선언 폐기 등의 '문재인 지우기'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정권 간 갈등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목한 신원식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15일 "9.19 남북군사합의는 개인적으로 반드시 폐기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평양선언의 부속합의인 9.19 남북군사합의의 폐기 의사를 내보인 바 있다. 신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에게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평양선언을 비롯한 남북 간 여러 선언들은 평화를 향한 우리 국민의 강인한 의지를 세계에 보여준 결단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향한 이어달리기는 계속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현 정권에서 이러한 '이어달리기'가 멈췄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엉킨 정국을 풀기 위해 문 전 대통령에게도 지혜를 구하는 등 야당에 협력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