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줄인상부터 PB 반사이익까지…‘밀크플레이션’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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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줄인상부터 PB 반사이익까지…‘밀크플레이션’ 꿈틀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3.10.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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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원 제한선’ 걸렸지만…유가공 제품 몸값 천정부지
수입산 멸균우유 수요 늘어…‘PB’ 가성비 대체제 급부상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우유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밀크플레이션이 꿈틀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주요 유업체의 흰 우유(900mL~1L) 제품 판매 가격이 2900원대 후반으로 100원 안팎 올랐다. 낙농가와 우유업계로 구성된 낙농진흥회가 지난 1일부터 원유 가격을 리터당 88원, 8.8% 올리기로 한 데 따른 결정이다. 우유를 자주 쓰는 베이커리와 카페에서는 가격 인상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이참에 마트용 우유(PB상품)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늘며 PB우유의 반사이익도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우유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밀크플레이션’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밀크플레이션은 ‘우유(Mil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원유값이 오르면 유가공제품은 물론, 우유를 재료로 하는 빵, 아이스크림, 커피 등 식음료 제품들의 가격이 연달아 치솟는 현상이다.
앞서 지난 1일부터 낙농진흥회는 원유 기본가격을 L당 88원(8.8%) 올리기로 했고, 곧바로 흰 우유 제품을 비롯한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올해는 원유 가격이 10% 가까이 오른 데다 인건비, 에너지비용, 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흰 우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각 업체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을 고려,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해 흰 우유 1L(또는 900㎖) 제품 가격을 대형마트 기준 3000원 미만으로 결정했다. 편의점에선 이미 흰 우유 평균 가격이 3000원을 넘어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흰 우유 가격은 3000원 제한선이 걸렸지만, 우유를 재료로 쓰는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 줄인상이 예상돼, 원유가격 상향 조정에 따른 여파는 점차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원윳값 인상 여파로 유업체들이 우유 제품가를 약 10% 올리자, 빵 가격은 6%대, 아이스크림 가격은 20%대로 치솟은 바 있다. 유가공업체들은 가공유나 발효유, 치즈 등의 유제품 가격을 흰 우유보다 더 높게 올려잡고 있다. 매일유업은 우유 제품 가격을 4∼6% 인상했고, 가공유 제품은 5∼6% 오르고 발효유와 치즈 제품 가격은 6∼9% 올렸다. 남양유업은 흰 우유 제품인 맛있는우유GT(900㎖) 출고가를 4.6% 상향 조정했고, 다른 유제품 출고가는 평균 7% 올렸다. 동원F&B도 유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흰 우유 제품인 ‘나100%우유’(1L)의 출고가를 대형할인점 기준으로 3% 올렸다. 빙그레는 오는 6일부터 채널에 따라 순차적으로 흰 우유 제품인 굿모닝우유(900㎖)와 바나나맛우유(240㎖) 가격을 5.9%씩 올릴 방침이다. 우유를 자주 쓰는 베이커리와 카페에서는 가격 인상 및 주 취급 우유‧생크림의 교체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선 보다 더 저렴한 우유를 찾기 위한 정보 공유가 치열하다. 특히 국산 살균우유보다 가격이 더 싸고 유통기한이 긴 수입산 멸균우유가 가성비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멸균우유 수입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멸균우유 수입량은 3만1461t으로, 2019년 대비 3년 만에 3배가량 증가했다. 지난 8월까지 수입량은 2만5427t에 달한다. 비교적 저렴한 PB(마트 자체 브랜드) 우유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늘며, PB제품의 반사이익도 예상된다.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주요 대형마트 3사의 PB우유 가격은 최소 1700원대에서 최대 3700원대다. PB제품들은 유통 마진, 마케팅, 영업 등 제품의 가격이 불어나는 요인들을 제거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서울 종로구 직장가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임대료, 인건비, 전기세가 지속 치솟아 제품 가격 인상을 고민 중이었는데, 원부자재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유의 값이 올라 사실상 연내 판매가격 상향조정은 불가필할 것 같다”며 “그렇다고 우유를 쉽게 바꾸긴 어려운게, 좀 더 싼 수입산 멸균우유는 스팀할 때 특유의 냄새가 나고, 설탕 안 들어간 라떼류를 만들 때 맛 차이가 커, 가게 이미지 및 소비자 신뢰 면에서 타격을 입을 위험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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