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새 지명직 최고위원에 친이재명(친명)계 충청권 여성 인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되며, 이중 2명은 당 대표 의중이 반영된 지명직이다. 당초 이재명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서은숙 전 부산 부산진구청장과 송갑석 국회의원을 지명했으나, 송 의원이 사퇴함에 따라 현재 최고위원 1석이 공석이다.
11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매일일보>에 민주당 지도부가 신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충청권 여성인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과 성별 등을 안배한 결과로, 당이 좀 더 진보성을 띄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원내보다는 원외 중심으로 인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도 신임 최고위원으로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서은숙 최고위원과 동일한 경상권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난관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지역에서 연달아 지명직 최고위원이 나올 경우 타 지역 홀대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친명' 일색인 지도부의 균형을 위해 비이재명(비명)계 최고위원을 지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지도부는 당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이유로 '진보적 인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관계자는 전했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강력하게 '친명' 최고위원 지명을 요구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구체적 후보군은 아직 추려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등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정치권과 무관한 신인을 최고위원으로 발탁하자는 목소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고위원 지명을 놓고 당내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 보인다. 송갑석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재명 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가 "사실상 지도부의 실패"였다며 "책임을 질 사람들이 지지 않는 것이 의아하다"고 현 지도부를 저격했다.
이어 송 전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소위 친명 일색으로 돼있다고 누구나 보고 있다"며 "(신임 최고위원은) 새로운 시각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해야 한다"고 비명 최고위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지도부 홍익표 원내대표는 같은 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지도부가 친명 일색이라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재명 대표가 여성이나 호남·충청 대표성을 가진 신임 최고위원이었으면 좋겠다는 원칙적 기준만 얘기했고, (지도부가) 대표님이 정하면 동의한다고 했지 그 이상의 얘기는 안 했다"며 친명·비명을 구분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