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회 국방위원회가 12일 합동참모본부를 대상으로 하는 국정감사를 연 가운데,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북한의 9·19 남북군사합의 체결 의도에 대해 "전형적인 위장평화 공세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감은 지난 10일 국방부 국감 파행의 책임을 놓고 여야가 설전을 벌이며 삐걱대기도 했다.
김 의장은 이날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합참 국감에서 9·19 합의 체결 후 북한의 협의 위반 사례가 17건에 달하는 점을 언급, "합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의장은 또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9·19 합의로 정찰기의 감시범위가 축소됐느냐'고 묻자 "군사합의로 인한 (비무장지대 인근) 비행금지구역 설정 때문에 감시 범위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제약을 받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9·19 합의로 인해 감시정찰과 훈련, 현행 작전태세에 영향이 있다”며 “(북한과의 군사합의 체결이) 근본적 긴장완화와 신뢰 구축의 효과가 달성됐는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하고 있는데 과연 9·19 합의가 어떤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의 이러한 답변은 앞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최대한 신속하게 9·19 합의 효력 정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
김 의장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서도 "북한이 앞으로 전쟁을 일으킨다면 이와 유사하게 할 것이란 점에서 시사점이 많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국방위는 국감 시작 첫날부터 파행을 겪은 영향이 남아있었는지, 여야의 책임 공방 문제로 소란이 일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의 의사진행발언 제한으로 심기가 불편해진 야당 의원들은 첫날부터 국방위 국감이 파행한 것을 언급하며 설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피켓 걸어놓았다고 국감 첫날 파행시키는 여당이 어디 있느냐. 야당이 피켓을 제거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국감을 깨버리는 정당이 어디 있느냐"며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의 파행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한 위원장은 오전 10시 25분께 정회를 선언했고, 여야 협의 후 10시 35분께 국감을 재개했다. 하지만 질의 중에도 야당 의원들과 한 위원장의 설전이 이어지며 이날 국감은 시종일관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앞서 국감 첫날인 지난 10일 열려야 했던 국방부 국감은 야당 의원들이 '부적격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하라'는 피켓을 내걸고 국감을 진행하려 하자, 여당 위원들이 국감장 입장을 거부하면서 파행됐다. 이후 개회 예정 시간보다 8시간이나 늦은 오후 6시에 시작됐다가 약 1시간 만에 종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