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국내 물가에 직접 영향 미쳐
전쟁에 유가 '출렁'···확전 시 상승 폭 확대 전망
추경호 "에너지 가격 폭등 전제 대책은 부적절"
전쟁에 유가 '출렁'···확전 시 상승 폭 확대 전망
추경호 "에너지 가격 폭등 전제 대책은 부적절"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며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선제적 대책이 필요하단 분석이다. 다만 정부가 '리스크'를 언급함에도 '관리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복수 외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분쟁이 국제유가를 크게 뒤흔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87.69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78달러(5.8%) 급등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89달러(5.7%) 오른 배럴당 90.89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4일 배럴당 90달러선 밑으로 하락했던 브렌트유는 이날 급등으로 다시 배럴당 90달러 위로 올라섰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이 점쳐지는 가운데, 군사적 충돌 확대가 중동 지역 원유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이와 별개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은 10월 둘째 주 국제유가가 이란의 하마스 공격 개입 의혹 부인과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 증가 등을 이유로 전주 대비 하락했다고 밝혔지만, 국제유가 흐름은 전쟁 양상에 따라 언제든 요동칠 수 있어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로 정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확전 양상을 띨 시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중동의 핵심 산유국들이 참전할 시 국제유가가 폭등할 수 있고, 국내 물가는 국제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진행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및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동행기자단과 만나 "아직은 유가가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말까지 전망하는 일반적인 물가 흐름(3.3%)이 큰 변화가 없겠지만, 불안 양상으로 가면 전체 소비자물가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제유가 흐름은 우리 경제 전반에 직접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크게 확대될지, 여러 우려와 외교적인 노력이 더해지면서 제한적인 상황 속에 일부 나타나는 불안 양상에 머물 것인지는 누구도 확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얼마 전까지 생각하지 않은 불안 요인이 추가된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