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팔 전쟁에 '유가 리스크' 관리 지시했지만···마땅한 대책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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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이-팔 전쟁에 '유가 리스크' 관리 지시했지만···마땅한 대책 있나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3.10.15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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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국내 물가에 직접 영향 미쳐
전쟁에 유가 '출렁'···확전 시 상승 폭 확대 전망
추경호 "에너지 가격 폭등 전제 대책은 부적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며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선제적 대책이 필요하단 분석이다. 다만 정부가 '리스크'를 언급함에도 '관리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복수 외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분쟁이 국제유가를 크게 뒤흔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87.69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78달러(5.8%) 급등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89달러(5.7%) 오른 배럴당 90.89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4일 배럴당 90달러선 밑으로 하락했던 브렌트유는 이날 급등으로 다시 배럴당 90달러 위로 올라섰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이 점쳐지는 가운데, 군사적 충돌 확대가 중동 지역 원유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이와 별개로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은 10월 둘째 주 국제유가가 이란의 하마스 공격 개입 의혹 부인과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 증가 등을 이유로 전주 대비 하락했다고 밝혔지만, 국제유가 흐름은 전쟁 양상에 따라 언제든 요동칠 수 있어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로 정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확전 양상을 띨 시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중동의 핵심 산유국들이 참전할 시 국제유가가 폭등할 수 있고, 국내 물가는 국제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진행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및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동행기자단과 만나 "아직은 유가가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말까지 전망하는 일반적인 물가 흐름(3.3%)이 큰 변화가 없겠지만, 불안 양상으로 가면 전체 소비자물가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제유가 흐름은 우리 경제 전반에 직접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크게 확대될지, 여러 우려와 외교적인 노력이 더해지면서 제한적인 상황 속에 일부 나타나는 불안 양상에 머물 것인지는 누구도 확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얼마 전까지 생각하지 않은 불안 요인이 추가된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연달아 '리스크 관리'를 언급하며 선제적 대응을 경제 당국에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국무회의에서 "중동지역의 무력 분쟁과 전쟁은 국제 유가 상승을 불러오고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우리 국민의 물가 부담을 가중해 왔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관계부처는 국내외 경제 금융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경제 불안정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 날엔 긴급 경제·안보 점검 회의를 소집해 "이번 중동 사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에너지 안보, 공급망 문제 등 국제 사회가 처해 있는 위기에 대한 취약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지 않아서 골든 타임을 놓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중동 유가 리스크'가 현실화할 시 국내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 무력 분쟁이 가져올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홍우형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국제유가 상승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시리아, 이란 등이 분쟁에 끼어들면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교수는 국제유가 상승과 관련한 현재까지의 정부 물가 대책에 대해선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유가 상승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산업체에 큰 타격을 미칠 정도가 아니면 그냥 받아들이고 감수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정부가 통화, 조세, 재정 등에서 마땅한 경제 정책을 펴고 있는 게 없다"면서 경제 당국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추 부총리는 13일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에너지 가격 폭등을 전제로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그렇다고 가능성에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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