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비 운영 명목으로 국정원 지원 예산 비공개 “의혹투성이
500평 초호화 밀실에 7-10명 근무 “6개월간 고작 11명 검거”
전국 지방경찰청에 특수한 목적으로 설립된 보안수사대가 산재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수사대의 집무실은 밀실안가형 분실(본부가 아닌 곳에 따로 마련한 사무실)에 따로 마련돼 있으며, 전국에 25개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9월 26일 국회 행정자치위 국정감사에서 이영순 의원(민주노동당)은 보안수사대가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며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각 지방청 별로 보안수사대는 ‘1대, 2대 3대’라고 불리며 분실에 입주해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이 의원은 “충남과 전남, 광주의 경우 보안수사대가 4개나 된다”며 “각 지방청별 보안수사대는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설립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경우 경찰청 산하에 있는 장안동 분실, 옥인동 분실, 신정동 분실 등은 많이 알려졌지만 전국 각지에 있는 분실이 어디에 몇 개가 있는지 각 분실의 크기가 얼마인지, 내부구조가 어떤지 몇 명이 근무하는지가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특수 활동비라는 명목으로 국정원이 관리하는 예산을 쓰기 때문에 일년 예산이 얼마인지 조차 파악되지 않는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보안수사대 ‘빈둥’, 민생경찰 인원부족 ‘허덕’
이 의원이 현장 조사한 바에 따르면 500평이 넘는 시설에 근무하는 보안경찰은 서울청 소속의 보안수사대를 제외하고는 적게는 7-8명, 많아야 10여명정도로 추정되며 실적 등이 미비하다.2005년 1월부터 7월 31일까지 전국의 보안수사대가 검거한 사람은 모두 11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불구속 처리되었고, 1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정도다.
보안수사대는 지방청별로 3~4씩 존재한다. 물론 각 지방청별로 내근하는 보안과 경찰이 있지만 보안수사대 경찰들은 별도의 밀실안가에서 근무하고 있다.
밀실형 안가 국민에게 돌려줘야
중앙경찰청 소속의 남영동 보안분실을 경찰이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고 했을 때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과거를 회고하면서 이해찬 총리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쪼그려 뛰기’를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이 의원에 따르면 각계의 양심적 민주인사들과 국민들이 ‘쪼그려 뛰기’를 한 곳은 남영동 대공분실 만이 아니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이 같은 일들이 벌어졌었다. 보안수사대에서는 구타와 고문 등 온갖 비인간적 만행이 이루어졌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국가예산은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불필요한 예산을 줄여 저소득층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예산을 확충할 시기에 각 지방청의 보안수사대는 엄청난 예산 낭비를 하고 있다”며 “이런 밀실형 안가는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하며, 이 넓은 시설을 저소득층의 아이들을 돌보는 어린이집으로 활용하거나 어린이 도서관으로 개조할 것”을 제안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