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호 2기 출범했지만···내부선 '우려' 여전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이 주요 당직자 개편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노린다. 신임 사무총장에는 대구·경북(TK) 출신 재선의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이, 정책위의장에는 수도권 3선 유의동(경기 평택을) 의원이 임명됐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인선안을 의결했다고 정광재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번 인선은 지난 14일 임명직 당직자들이 '보선 참패'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총사퇴하며 비롯됐다. 김기현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안정과 발전적 도약을 위한 임명직 당직자들의 결단을 존중하고, 그 뜻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무총장은 당 실무를 총괄하며 자금 운용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통상 총선을 앞두고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경우도 많아 당 핵심 요직으로 꼽힌다.
이 신임 사무총장은 경찰대를 나와 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냈고, 김기현 대표 체제 출범 후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맡아 왔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수행단장을 지내 친윤석열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책위의장은 내년 총선 국면에서 당의 정책공약을 총괄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는다. 유 신임 의장은 당내 대표적 소신파이자 비윤석열계로 분류된다. 김 대표가 원내대표이던 지난 대선 시기에 정책위의장을 역임했고, 최근까지 국민의힘 경기도당 위원장직을 수행했다.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시각장애인 국회의원(비례)인 김예지 의원이, 조직부총장에는 앞서 한 차례 조직부총장을 지낸 바 있는 함경우 경기 광주시 당협위원장이 임명됐다.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에는 재선 김성원(경기 동두천시연천군) 의원이 인선됐다.
정진석 비대위에서 수석대변인 경험이 있는 박정하 의원(강원 원주갑)이 이번에도 수석대변인을 맡았다. 선임 대변인에는 현재 대변인을 맡고 있는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이 임명됐다. 전략기획부총장은 추가 논의를 거쳐 인선한다는 게 당의 방침이다.
김 대표는 지난 15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직자 인선은 통합형, 그리고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전진 배치된 형태로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제시한 기준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김 대표 체제 2기 인선이 확정되며 당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틀이 만들어졌지만, 보선 참패의 후폭풍이 바로 사그라질 거란 기대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당내에선 여전히 김 대표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인선 확정 후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단 김 대표 체제로 가기로 했고, 당직 개편도 됐으니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수습은 될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실에서 이번 인선을 어떻게 받아들일진 모르겠다. 일단 김 대표를 믿고 가는 수밖에 없지 않나"고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