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GHz 주파수 할당 신청 초읽기…제4이통 연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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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GHz 주파수 할당 신청 초읽기…제4이통 연내 나올까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3.10.17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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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 "5G 정책 실패" 지적…통신3사 할당 취소 및 재할당 무산 영향
다음달 제4이통 대상 주파수 할당 신청 접수… 공식 참여 의사 밝힌 대기업 無
'유일 제4이통 도전' 미래모바일도 기술 오류 지적…2.3GHz 추가할당 이견 못 좁혀
내년 상반기쯤 통신3사 대상 주파수 경매 선회 가능성도…업계 회의적 시선 여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이 지난 7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이 지난 7월 신규사업자 통신시장 진입 지원 등을 골자로 한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정부의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정책을 두고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주파수 대역의 '새 주인 찾기'도 녹록지 않다. 통신 3사에 부과했던 할당대가의 3분의 1 정도인 파격 조건을 내걸었지만 제4이동통신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대기업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17일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의 5G 28㎓ 할당 정책은 완벽한 정책 실패"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정책처가 발간한 'NABO 포커스'에 따르면 정부가 제출한 내년 정보기술통신(ICT) 분야 기금(방송통신발전기금·정보통신진흥기금)의 수입계획안(2조6324억원)이 전년(3조435억원) 대비 4111억원 줄었다. 이는 기금의 주된 수입원인 주파수 할당대가가 전년 대비 8711억원 감소한 데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도 주파수 할당대가가 감소한 것은 통신3사가 2018년 5G 28㎓ 대역을 할당받을 당시 1만5000대의 기지국을 구축하도록 의무화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아 해당 주파수 대역에 대한 할당이 취소돼 올해 재할당도 무산됐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로 인한 문제로 △정책 목표 달성 실패 △네트워크 강국으로서의 위상 저하 △서비스 품질 대비 높은 요금제로 소비자 부담 가중 △설비투자 미흡 및 재할당 무산 등에 따른 이동통신 3사의 이익 확대 △2023년 포함 5년간 기금 수입 감소 △5G 장비‧단말‧서비스 등 기술‧산업 경쟁력 약화 등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4이동통신사의 시장 진입을 추진, 경쟁을 활성화함으로써 통신시장 독과점 구조를 바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제4이통을 위한 전용 주파수로 5G 28㎓를 부여, 신규사업자 선정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다음달 20일부터 12월 19일까지 주파수 할당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 7월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을 통해 5G 28㎓ 신규사업자 주파수 할당대가 최저 경쟁가격으로 740억원 규모로 확정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할당계획을 공고했다. 이는 과거 통신 3사에 부과했던 할당대가 2702억원의 3분의 1수준이다. 또 신규사업자 1차 납부금도 할당대가의 10% 수준으로 줄였다.

신규사업자 3년 기지국 구축의무 기준도 낮췄다. 과거 통신 3사에게 요구한 1만5000대의 망 구축 의무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신규사업자에 28㎓ 대역 전용주파수(3년)와 앵커주파수(700㎒ 또는 1.8㎓ 대역)도 할당키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진입장벽을 낮췄음에도 제4이통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대기업은 아직 없다. 경험과 기술을 보유한 통신 3사도 28㎓ 대역의 수익성 확보에 실패한 마당에 인프라 구축 등 초기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투입되는 사업 구조상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책 방향을 수정하지 않는 한 올해도 제4이통 사업자 선정은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8㎓는 이론상 최고 속도가 LTE보다 20배 빠른 주파수다. 대신 전파 도달거리(커버리지)가 짧고, 장애물을 피하는 회절성이 떨어져 현재 사용되고 있는 LTE주파수나 5G 3.5㎓ 대비 많은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 때문에 업계에선 사업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사업자 입장에선 정부가 파격적 혜택을 준다 해도 수익성 확보 과정에서 골머리를 앓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좁은 지형에 고층 건물이 많아 밀도가 높은 구조로, 특성상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 몫을 한다"고 설명했다.

28GHz와 700MHz 커버리지 차이로 인한 서비스 불가 지역. 사진=미래모바일 제공
28㎓와 700㎒의 커버리지 차이로 인한 서비스 불가 지역. 사진=미래모바일 제공

유일하게 제4이통 지원 의지를 밝힌 미래모바일도 최근 28㎓ 대역에 기술적 오류가 있어 정상적인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미래모바일에 따르면 제4이통 사업계획서 작성을 위해 주요 핫스팟의 28㎓와 700㎒(메가헤르츠) 기지국 배치계획 검토 과정에서 데이터 전송용 주파수와 앵커 주파수 간 커버리지 차이로 인해 서비스 불가 지역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과기정통부의 28㎓ 주파수 할당 공고를 살펴보면, 데이터 전송용 28㎓와 함께 신호 전송용으로 700㎒ 대역을 공급한다. 다만 700㎒ 대역으로 음성통화·데이터 전송 등은 제한하고, 28㎓ 서비스 접속을 위한 신호 전송만 허용된다. 즉 이용자가 28㎓ 서비스 지역을 벗어나면 통화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통신3사망을 이용하려면 700㎒ 주파수가 닿지 않는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미래모바일은 최근 정부에 28㎓ 대역과 함께 2.3㎓ 대역의 추가할당을 요청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기존 주파수 할당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래모바일 관계자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휴대폰에 서비스 가능 지역인 것처럼 신호가 잡히는데도 실제 통화 연결이나 데이터 전송이 되지 않아 큰 불편을 겪을 것"이라며 "현행 28㎓ 주파수 할당 공고 내용을 수정하거나 전국망 구축을 위한 2.3㎓ 추가할당 공고를 하지 않으면 5G 이동통신 서비스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통신3사 대상 주파수 경매를 통한 차세대 이동전화 서비스 활성화·4차 산업 육성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율주행·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산업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6세대 이동통신(6G) 도입을 준비하는 단계인 만큼 정부 입장에서는 통신3사를 통해서라도 4차 산업 육성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주파수 경매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대역으로는 3.7㎓, 28㎓와 더불어 5㎓/7㎓가 점쳐지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통신 3사의 주파수 경매 일정을 예상하긴 대단히 어려우나 여론 악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많이 늦어지긴 어렵고 내년 상반기 중 이뤄질 확률이 높다"며 "3.7㎓ 대역은 3.5㎓와 더불어 당장 사용 가능하고 낙찰 가능성이 높다. 5㎓는 자율차, 7㎓는 UAM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라 경매 등장 및 낙찰 시 4차 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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