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굣길 초등생, 후진하던 수거차에 참변…추모 속 '안전 불감증'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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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굣길 초등생, 후진하던 수거차에 참변…추모 속 '안전 불감증' 지적
  • 손봉선 기자
  • 승인 2024.10.3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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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예견된 사고…안전 시설 부족에 불안했다” 추모 이어져
전문가들 “수거 작업 안전 수칙 강화, 재발 방지책 마련 시급”
  30일 오후 광주 북구 신용동 모 아파트 단지 내 사고 현장에 추모의 의미를 담은 국화가 놓여있다. (사진=독자제공)
  30일 오후 광주 북구 신용동 모 아파트 단지 내 사고 현장에 추모의 의미를 담은 국화가 놓여있다. (사진=독자제공)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광주 한 아파트 단지에서 후진 중이던 폐기물 수거 차량에 초등학생이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의 추모와 안전 불감증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0일 오후 1시 20분경, 광주 북구 신용동 모 아파트 단지 내 분리수거장에서 하교 중이던 초등학생 A양(7)이 후진하던 5톤 생활폐기물 수거 차량에 치여 숨졌다. 현장에는 A양의 죽음을 애도하는 국화가 놓이고, 주민들은 추모와 함께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사고 현장 인근 분리수거장 한쪽에는 국화와 함께 아이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듯 과자와 음료수가 놓여있었다. 주민들은 인도와 분리수거장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사고 위험이 컸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고 직후부터 주민 커뮤니티에서는 "안타까운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글과 함께 "인재(人災)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관리 사무소와 수거 업체의 안전 조치 미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커뮤니티에 글을 남긴 한 주민은 "분리수거장 근처를 지날 때마다 큰 수거차가 인도를 차지하고 있어 위험해 보였다"며 사고가 예견된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다른 주민은 "어린 아이의 어머니가 슬픔에 오열하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 벌어졌다"며 유가족의 마음에 공감하며 깊은 슬픔을 표했다. 이어 "우리 아이가 혹여 같은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돼 마음이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사고 당시 운전자는 후방을 확인하지 않은 채 홀로 수거 차량을 후진하다 A양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운전자 B씨(49)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치사)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수거 차량에는 후방 경고음이 설치돼 있었지만, 홀로 작업 중이던 B씨는 이를 확인하지 못한 채 후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거 차량이 크고 후방 시야가 제한되는 데다 분리수거장과 인도의 경계가 불명확한 점이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주민들은 인도와 분리수거장 사이의 펜스 등 물리적 차단시설이 없어 위험이 상존하고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아파트 단지 내 생활 폐기물 수거와 같은 작업이 이뤄질 때는 더 높은 수준의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민 A씨는 "대형 폐기물 차량이 인도 위로 올라오는 상황이 반복되는데, 관리 사무소에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어린이와 어르신이 주로 지나는 길목에 경고 표지나 안전 요원조차 없어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며 추가 조치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이번 사고는 아파트 단지 내 안전 문제와 관련해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수거 차량과 보행자의 동선을 명확히 구분하는 기본적인 안전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 결국 어린 생명을 앗아간 셈이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어린이를 포함한 보행자와 차량이 혼재하는 단지 내부는 특수성을 고려한 세밀한 관리와 안전 대책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아파트 관리 사무소와 수거 업체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예산상의 문제로 차량 진입을 통제하는 시설 설치가 어려운 경우라도 최소한의 안전 수칙과 안내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운전자에게 충분한 안전 교육을 제공하고, 혼자 작업할 때는 반드시 수신호 요원을 배치하는 등의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고 현장에 남겨진 국화와 간식들은 희생된 A양을 향한 이웃들의 추모와 슬픔을 대변했다. “천사가 너무 빨리 하늘로 갔다”며 유가족을 위로하는 글도 이어졌다. 주민들은 "작은 부주의가 어린 생명을 앗아갔다"며 애도의 뜻과 함께 "이번 일을 계기로 안전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구체적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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