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시공‧설계 거쳤다면 문제 無
"같은 방식 공사인데 LH만 문제 납득 못해"
"같은 방식 공사인데 LH만 문제 납득 못해"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국토교통부가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전국 민간 아파트 등을 전수 조사했으나 부실시공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관리 부실 문제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무량판 공법 문제보다는 설계와 시공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23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부터 2개월간 실시한 전국 민간 무량판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 총 427개 현장(시공 중 139개, 준공 288개) 중 부실시공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공 중인 1개 현장의 설계도서에 전단보강근 누락이 발견됐으나 착공 전 선제적인 설계 보완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량판 공법을 사용한 민간 아파트 단지 중 철근 누락 발견과 콘크리트 강도 저하 등 보수‧보강이 필요한 부실시공 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LH의 감독 소홀 문제만 드러나게 된 셈이다. 앞서 LH가 발주한 아파트 중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단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20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된 바 있다. LH는 지난 2017년부터 공공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건설공사에서 터파기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들지만 무량판의 경우엔 보가 없는 이유로 층고를 낮출 수 있어 기존의 공사 방식보다 땅을 덜 파도 공사가 가능하다. LH는 무량판 구조를 적용해 연간 공공주택 6만3000가구를 짓는다고 가정하면 약 75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량판 공법은 지난해 광주 화정 아파트 신축현장 상층부 붕괴사고에 이어 올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신축 현장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까지 발생하면서 공법 자체 안전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법보다는 설계와 시공, 감리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량판 구조는 위험하고 못쓸 방식이 아니고 적절한 설계와 시공이 이뤄지면 문제가 없다”며 “적절한 설계와 시공을 전제로 공법 자체는 그간 여기저기서 많이 쓰였음에도 붕괴 등 사고건수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충분히 실무적으로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최명기 대한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무량판 구조 자체는 문제가 없고 다만 이를 어떻게 설계하고 설계에 맞춰 시공을 했느냐에 따라 안전성 문제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며 “벽식구조도 무량판구조도 철근이 빠지면 붕괴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무량판이든 벽식이든 제대로 설계하고 시공하게 되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피해 LH 단지들 보상 및 재시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