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패션·뷰티업계가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에서 차세대 먹거리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션·기업들이 카테고리·판로·소통망을 넓히거나 이종업종에 진출하는 등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기존 사업 강점과 접목해 수익성 극대화, 이미지 개선, 가두리 효과 등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여진다.
먼저, 국내 뷰티기업들은 이너뷰티를 비롯한 건강기능식품을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제품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21년과 비교해 8% 늘어난 수치다. 2019년 약 4조 8000억원에서 4년 사이 25% 가량 시장 규모가 불어났다.
아모레퍼시픽은 ‘바이탈뷰티’ 브랜드를 전면에 내걸고 건기식 사업을 키우고 있다. 내달 5일까지 바이탈뷰티 인기 건기식인 ‘메타그린’의 연구 스토리를 담은 팝업스토어를 아모레성수에서 진행한다. 국내 처음으로 녹차 카테킨의 체지방 감소,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기능성을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은 브랜드인 만큼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녹차 연구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줄 계획이다. 메타그린은 2011년 첫 출시 이후 누적 판매 800만개를 돌파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받고 있다.
LG 생활건강은 자사 브랜드 ‘생활정원’을 통해 건기식 사업 확대에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에는 광고모델로 배우 유이를 기용했다. 건강과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유이를 활용해 유익균 비피더스 B-3(비쓰리)를 사용한 신제품 ‘비피움 비쓰리 다이어트’를 널리 알릴 방침이다. 생활정원은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해 판매 채널을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해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패션기업들은 여성 고객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남성복 포트폴리오를 늘리며 카테고리 세분화에 나섰다. 자신을 꾸미는데 과감히 투자하는 남성들을 의미하는 ‘그루밍족’이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FnC는 지난 8월부터 자체 남성복 브랜드 ‘프리커’를 독립 브랜드로 선보이고 있다. 프리커는 자사 남성복 ‘커스텀멜로우’의 라인으로 출시했던 컬렉션 중 하나였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중고 거래 서비스 ‘오엘오 릴레이 마켓’에선 캠브리지 멤버스, 시리즈 등 남성복 브랜드를 입점시키기도 했다.
LF 컨템포러리 남성복 브랜드 ‘알레그리’는 잠실 롯데월드몰 소재 크림 매장에서 독점 신상품을 이달 12일까지 선공개했다. 패션 플랫폼 크림이 패션기업과는 최초로 협업·진행하는 온·오프라인 연계 팝업스토어로 업계 안팎으로 관심을 모았다. 한편, LF는 기존 패션 사업을 넘어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부동산, 식품, 호텔·레저사업에 손을 벌리며 다양한 수익 파이프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MZ세대가 소비 핵심 세력으로 급부상하자 이들을 잡기 위한 소통망 서비스 강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CJ올리브영은 모바일 앱에 SNS형 커뮤니티 서비스 ‘셔터’를 최근 도입했다. ‘셔터’를 활용해 고객 간 소통을 지원하고, 모바일 앱을 활성화하고 있다. 구매 의향이 없어도 고객이 수시로 모바일 앱을 이용함으로써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와 상품 정보를 자연스레 얻게 하려는 차원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패션·라이프스타일 전문몰 SSF샵은 고객 커뮤니티 ‘SSF다이버’를 지난 5월 리뉴얼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서비스 론칭 이후 MZ세대 유저층 확보에 성공하며 인기를 누렸다. 지난 4월까지 누적 방문객 수와 콘텐츠 게재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3%, 50% 이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 변수 증가로 불안정한 시장 속에서 이전처럼 기존 사업 하나만으로 수익성 개선을 꾀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새로운 캐시카우를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상황이 상황인 만큼 기업들의 이러한 시도는 계속 지속되지 않을까 예상한다”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