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일본’ 공개언급 안해…美인사들은 “실망 그 이상”
[매일일보] 일본 과거사 문제는 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의 테이블에 오른 ‘뜨거운 감자’였다. 양측 모두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계기로 촉발된 ‘과거사 도발’이 역내 평화와 안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데 공감했지만 대응방향과 수위를 놓고는 온도차를 드러낸 것이다.일단 한국 측은 이번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일본의 과거사 도발에 대한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이를 워싱턴 조야에 확산시키는데 주력했다.윤병세 외교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방미 계기에 일본 지도층의 역사수정주의적 태도에 대해 우리의 엄중한 인식과 입장을 분명하게 충분하게 설명했다”며 “미국 조야와 의회의 고위인사들과 광범위한 공감대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윤 장관은 특히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역내 화해와 협력추세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라고 규정하고 일본의 ‘진정성 있는 행동(sincere actions)’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윤 장관은 정부의 입장을 케리 장관 이외에도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을 비롯한 오바마 행정부의 고위 정책결정라인에 전달하고 의견을 교환했다.또 의회와 학계 등 ‘트랙 2’ 인사들과도 일본 과거사 문제를 놓고 심도있는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제프리 베이더 전 NSC 아·태담당 보좌관과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실장 등 동북아 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인사들이 포함됐다.이에 대해 미국 측 인사들은 조야를 가리지 않고 ‘실망 이상’의 감정을 드러내며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계기로 미·일간의 외교일정과 교류사업에 이미 적지않은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확인됐다는게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정부 고위당국자는 “미국 측은 그동안 일본에 대해 수차례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이 같은 사태가 빚어진데 대해 크게 실망했다는 반응”이라며 “이번 사태가 없었으면 있었을 수도 있었던 일들이 일어나지 않은 것도 이런 기류 때문”이라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