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혁신안' 검토 시사
이재명 "尹 정권 오만한 폭정 심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이 6일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김은경 혁신위원회 혁신안의 현역의원 평가 체계 강화 등의 도입도 논의하기로 했다. 현역 의원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내용으로 향후 공천 과정에서 계파 간 상당한 잡음이 예상된다.
총선기획단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민생·미래·혁신'을 핵심 키워드로 꼽고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돌입했다. 기획단은 공천과 관련해서는 지난 8월 김은경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8월 혁신위가 발표한 혁신안에 담긴 현역 의원 평가 체계 강화안은 현역 의원 당내 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하는 의원은 후보자 경선 득표의 20%를 일괄적으로 감산하도록 규정돼 있는 것을 하위 30%까지 넓히고, 감산 범위도 40%까지 높이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공직윤리' 항목 신설 촉구와 전·현직 의원들의 용퇴 권고 등도 포함됐다.
현재 168명인 현역 민주당 의원 중 하위 30%는 50명으로 이들이 경선에서 점수를 잃어 지금보다 불리해진다. 정치 신인의 등용문을 넓힌다는 장점도 있지만, 현역 '물갈이' 폭도 커진다. 비이재명계에서 현역 의원이 빠진 자리에 친이재명계를 공천하기 위한 혁신안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던 이유다.
기획단 간사인 한병도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혁신위가 제안한 여러 사안에 대해 특정한 시간을 잡아서 논의할 계획"이라며 "논의 자체는 독자적으로 하고 정리되면 지도부에 보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논의 결과에 따라서는 (공천룰에)약간의 변화를 줄 수도 있다"면서도 "현재는 무엇이 될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친명계 당 지도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사전에 차단해 계파 간 갈등 요소를 없애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이 기획단에서 김은경 혁신안의 수용이 아닌 검토 단계라는 점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한 위원장은 "(김은경 혁신안을) 수용한다는 것이 아니고 혁신위의 여러 안에 대한 토의를 저희 기획단에서 한다는 것"이라며 "기획단에서 토의와 논의를 거쳐 잘 판단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기획단은 이날 유능한 민생정당, 미래를 준비하는 정당, 끊임없이 혁신하는 정당 등을 콘셉트로 잡고 총선을 기획하기로 했다. 혁신위는 12월 말까지 활동하고, 매주 1회 정기회의를 열어 총선 승리를 위한 기본 전략과 공천 등 당무 일정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는 첫 회의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정권의 오만한 폭정을 심판하고, 위기에 놓인 민생을 구할 출발점으로 만들 책무가 민주당에 있다"며 "절박하고 낮은 마음으로 겸허하게 총선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획단장인 조정식 사무총장은 "기획단은 총선 승리를 위한 기본 전략을 수립하고, 총선 준비에 필요한 당무 전반을 종합적으로 점검 추진해 총선승리의 기반을 만들겠다"며 "총선기획단은 민생, 미래, 혁신의 가치를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