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 중진-친윤에 '불출마 수용' 압박···갈등 본격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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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혁신위, 중진-친윤에 '불출마 수용' 압박···갈등 본격화 조짐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3.11.14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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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중진-친윤 '무응답'에···"시간 주면 움직일 것"
김기현 "혁신위, 급발진으로 당 리더십 흔들지 말아야"
친윤 장제원-중진 주호영, 사실상 '거부'···갈등 증폭 우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4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4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총선 혁신 일환으로 중진과 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유했지만 호응이 나지 않고 있다. 이에 혁신위는 압박 강도를 점차 높이고 있는데, '혁신 대상'으로 거론되는 의원들이 지역구 사수 의지를 드러내며 혁신위발(發) 갈등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인 위원장은 14일 제주 4·3평화공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중진과 친윤계 의원 등을 대상으로 한 불출마 및 험지 출마 권고와 관련해 "시간을 좀 주면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중진과 친윤계 의원들을 향한 불출마 요구 효력이 살아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혁신위 일원인 김경진 전 의원은 지난 9일 혁신위가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 의원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당에 공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혁신위의 요구에도 당은 '묵묵부답'이다. 혁신위의 불출마 권유에도 이를 수용하겠다고 나서는 현역 의원은 전무한 상황이다. 오히려 '혁신 대상'으로 거론되는 중진 및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혁신위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는 후문이다. 중진과 친윤계 의원들이 무반응으로 일관하자 혁신위는 이들을 향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인 위원장은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지역구에 그냥 조용히 출마하겠다는 그런 말들이 좀 나오고 있다. 그런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고 사항을 닦아서 다시 낼 수도 있고, 또 역행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우유를 마실래 아니면 매를 좀 맞고 우유를 마실래' 이런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더욱 강력한 권고 조치를 예고한 것이다.
최근에는 당이 혁신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혁신위의 역할이 퇴색될 시 조기 종료 검토할 수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일부 언론은 혁신위가 실명을 거론해 불출마를 압박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혁신위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에선 사안에 대한 혁신위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한다. 중진과 친윤계를 향한 혁신위의 저격이 계속되자 이들 간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출되는 모습이다. 혁신위에 전권을 약속한 김기현 대표는 이날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 기념식'에 참석해 "일부 혁신위원의 급발진으로 당의 리더십을 흔들거나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하지 않아야 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혁신안에 대해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던 그동안의 행보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11일 경남 함양 소재 체육관에서 열린 여원산악회 15주년 창립기념식 인사말에서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5선 주호영 의원도 8일 대구 수성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의정 보고회에서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면 대구에서 마치는 것"이라며 "서울로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혁신위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인 위원장의 주류 용퇴론을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일부 의원들이 혁신위의 '불출마 및 험지 출마'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가운데, 혁신위의 요구가 계속될 경우 갈등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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