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당 지도부·중진·윤핵관 험지 출마 및 불출마 권고' 등으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당 지도부가 마찰을 빚는 가운데, '청년 50% 공천' 등의 3차 혁신안에 대해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했다. 김기현 대표가 '험지 출마'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청년 공천 할당 역시 에둘러 반영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16일 국회에서 '비례대표 청년 50% 할당' 및 '청년 전략 지역구 선정', '정부·지방자치단체 산하 각종 위원회에 청년 참여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혁신위원회의 '제3호 혁신안'을 보고 받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최고위원회는 혁신위의 제안을 존중은 한다면서도, 3호안에 대해서 별도의 논의 없이 공천관리위원회로 의견을 단순 전달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안은) 종합적으로 검토가 될 것"이라면서 "취지를 존중하고 현실적으로 잘 적용될 수 있도록 가다듬어서 공관위로 넘기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내려진 '징계 해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1호안은 당헌·당규상 최고위 의결만 거치면 가능했지만, 공천 내용을 규정하는 3호안의 경우 당헌·당규상 따로 절차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를 놓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혁신위와 마찰을 빚자 3호안 역시 제동을 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전담 기구에 혁신안 논의를 일임하는 것은 사실상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지도부의 혁신안 불수용 기류가 지속되자 혁신위 내부에서는 다시금 '조기 해체'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이날 "혁신위 권고안이든 의결안이든 당 지도부가 그걸 수용해야만 혁신안이 완결된다"면서 "(지도부가) 계속 거부하면 혁신위가 할 수 있는 일은 혁신위를 해체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