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집에서 가족이 가장 많은 시간은 보내는 공간은 단연 ‘부엌’이다. 부엌은 시대에 따라 또 라이프스타일과 환경에 따라 변화하면서 우리 생활에 영향을 끼쳐왔다. 전통식 부엌은 요리를 하는 공간이자 난방까지 담당하는 공간이었다. 주거 공간이 재래식 온돌집에서 단독주택으로, 또 아파트로 변화하고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부엌의 기능과 형태도 함께 변화했다.
이제 부엌은 더 이상 요리와 식사를 위한 여성만의 공간이 아닌, 가족이 함께 대화하고 여가를 즐기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때로는 나만의 조용한 서재가 되기도 하고, 아끼는 오브제를 예쁘게 전시하는 공간이 되는 등 부엌의 변신에 주목해 보자. 전통식 부엌은 쪼그리고 앉아 장작불을 지펴 가마솥에 밥을 짓던 부뚜막과 아궁이가 중심이었다. 당시 난방까지 모두 부엌에서 담당하면서 부엌은 안방과 가까운 집 한쪽에 위치했다. 1960년대 말 국내에 아파트 건설 붐이 일면서 입식 부엌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연탄 아궁이와 새마을 보일러가 보급되면서 난방과 취사가 분리되고, 부엌이 집의 중심으로 들어오면서 입식 부엌으로 변화했다. 재래식 부엌에서 입식 부엌으로의 변화는 국내 소비자들의 주거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사건이었다. 이 당시 한샘은 부엌가구 회사로 출범해 입식 부엌의 보급에 앞장섰다 허리를 굽히고 불편한 자세로 일하던 주부들은 이제 한샘의 입식부엌에서 허리를 곧게 펴고 가사일을 하게 되었다. 1980년대에는 주부의 가사노동을 효율적으로 돕는 부엌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한샘은 ‘시스템키친’을 도입하며 주부의 키, 동선 등 신체 조건을 고려해 과학적으로 부엌을 만들었다. 여기에 주방을 개수대, 조리대, 가열대 등으로 구분해 주부가 가장 효율적인 동선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디자인도 당시엔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오렌지, 옐로, 그린 등의 과감한 원색 컬러를 활용해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 ‘꿈의 주방’이 인기를 끌었다. 부엌이 단순한 가사노동의 공간이 아닌 아름답게 꾸미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1990년대에는 인터넷이 등장하고 이동통신이 보급되면서 본격적인 정보통신사회로 진입하던 시기였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가스오븐과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자동화 기능들을 갖춘 부엌 가전을 적용한 ‘인텔리전트 키친’ 개념을 도입했다. 부엌의 기능이 자동화돼 주부들의 가사 시간을 줄여주고, 주부들의 남는 시간을 보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2000년대 들어 부엌은 다양화의 시대로 접어 들며 ‘밀레니엄 키친’이 등장했다. 초고가에서 저가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부엌뿐 아니라 자재 개발, 색상, 빌트인 기기의 지속적 확대가 이뤄졌다. 부엌 제품이 하나의 인테리어 패션 아이템이라는 인식 더욱 확산됐다. 단순 기능적 제품에서 집안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인테리어 소비 개념으로 정착하고 있다. 최근 ‘레이어드 홈’ 트렌드가 인기를 모으며, 집 공간이 단순히 요리를 하거나 잠을 자는 공간을 넘어 더 예쁘게 꾸미고 싶은, 취미와 학습 등을 위한 다각도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부엌도 식사와 요리에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여가와 취미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할 수 있는 다기능적 공간으로 확장됐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소영 한샘 R&D본부 부엌상품부장 [email protected]이소영 한샘 R&D본부 부엌상품부장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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