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남부 작전 공식화···"북부 비해 약하지 않을 것"
민간인 사상에 美 부담···해리스 부통령 "민간인 고통 끔찍"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하마스와의 휴전 연장을 이루지 못한 이스라엘이 공습을 가자지구 남부로 확대하면서 전쟁이 확전세를 보이고 있다. 교전 재개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늘자, 이스라엘 우방 미국을 향한 국내외 비판도 커지는 분위기다.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비판을 의식한 듯 이스라엘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대규모 지상 작전을 통해 가자 북부를 대부분 장악한 이스라엘군은 3일(현지시간) 남부지역까지 작전을 확대했음을 인정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이스라엘 남부지역 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 남부지역에서 군사작전을 본격화했음을 확인했다.
할레비 총장은 "어제와 오늘 우리는 하마스의 대대급, 중대급 지휘관과 많은 대원을 제거했다"며 남부지역에서의 작전은 북부에서와 비교해 강도가 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주일간 이어오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은 '인질 협상 불발'로 지난 1일 오전 7시를 기점으로 종료됐다. 양측은 곧바로 교전에 돌입했는데, 압도적인 전력 차로 하마스 측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는 전황은 변함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휴전이 깨진 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2일 성명을 내고 휴전이 깨진 이후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240명이 숨지고 540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보건부는 "이스라엘은 휴전이 끝난 후 민간인에 대한 공격 범위를 계속 확대 중이며, 가자지구에 폭격이 가해지지 않은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비난했다.
가자 남부지역을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큰 혼란에 빠졌으며, 일부 주민은 좌절하며 피난을 포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이 전황을 압도하는 상황 속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다수 발생하자,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전폭적 지원 속에 전쟁을 치르고 있어, 미국 또한 민간인 사상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재선 도전을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바이든 대통령의 상황은 이번 전쟁의 최대 변수다. 전쟁 초기와 같은 대규모 민간인 피해 상황이 재현될 경우 미국의 이스라엘 지지에 대한 국내 여론이 악화하면서 재선 도전에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세가 더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도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 미국 정부 대표로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현지 기자회견에서 "너무 많은 무고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민간인 고통의 규모 및 가자지구의 영상과 사진은 끔찍하다"라면서 "우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면서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도 레이건 국방 포럼에서 "이런 종류의 싸움에서 무게 중심은 민간인"이라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이스라엘 지도자들에게 민간인 희생을 피하고 무책임한 수사를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