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홍보가 가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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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홍보가 가치를 만든다
  • 손명훈 한국국토정보공사 차장
  • 승인 2023.12.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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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차장/‘홍보 인수 인계서’ 저자
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차장/‘홍보 인수 인계서’ 저자

매일일보  |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는 나날이 많아지고 있고 기술력 또한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급변하는 시대에서 역설적으로 과거 선전(Propaganda)이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강했던 홍보는 공중관계(Public relations)로 진화하며 기업과 기관의 생존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이제는 기술이 가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홍보를 통한 브랜딩이 가치가 되는 시대이다.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알리지 않아서 배달의 민족, 쿠팡과 같은 유니콘 기업으로 크기 못하고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들은 별도의 홍보부서나 홍보 전담인력이 없기에 그들의 기술력을 제대로 알리고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좋은 기술과 능력이 있다면 대중들이 알아봐 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장에 뛰어든다면, 100전 100패이다. 알리지 않으면 알아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 
행동경제학에는 조명효과(Spotlight Effect)라는 용어가 있다. 조명효과는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는 것처럼 타인이 나를 주목할 것이라는 자의식을 말한다. 조명효과를 처음 발표한 미국 코넬대학교의 토마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는 학생들에게 무명의 뮤지션 사진이 큼지막하게 프린트된 매우 민망한 티셔츠를 입히고 캠퍼스 안을 한 바퀴 돌고 오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학생들이 캠퍼스를 한 바퀴 돈 후 실험실에 돌아오자 “지나가는 길에 만난 사람들 중 당신을 본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라고 물었다. 참가자들은 “사람들 중 47%는 확실히 나를 봤을거다”라고 추측했지만 이 이상한 티셔츠를 알아차린 사람은 불과 24%에 불과했다. 대중이 타인에게 얼마나 관심이 없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PR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드워드 베네이스(Edward Louis Bernays)는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홍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보를 통해 베이컨을 미국의 대표 아침식사 메뉴로 자리 잡게 했으며,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머리망을 착용하는 트렌드를 만들었다. 기존에도 존재했었던 ‘베이컨’과 ‘머리망’에 ‘건강’과 ‘안전’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그 제품의 가치를 향상시켰다.  최근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공무원이 된 충주시의 김선태 주무관은 ‘홍보’하나만으로 충주시를 전국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지자체로 끌어올렸다. 충주시의 정책과 대민 서비스가 발전했다기 보다는 ‘유튜브’와 ‘SNS’를 통한 홍보로 충주시의 브랜드를 만들고 ‘국민소통’이라는 가치를 부여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충주시가 운영하는 유튜브 구독자 수는 49만 명으로 2위인 서울시와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며 전국 1위를 지키고 있다.  다양한 기술들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으며, 그것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니즈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업과 기관들은 더 좋은 제품, 더 좋은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서 애쓰고 있지만 그것을 직접 알리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실력과 능력을 갖췄다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홍보가 가치가 되는 시대이다.    손명훈 한국국토정보공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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