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광훈 집회’ 참석 총선행보 첫 출발부터 ‘삐걱’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연달아 외부 일정을 소화하면서 본격 총선 행보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장관는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원 장관은 보수 기독교 집회를 찾으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들이 높은 인지도를 가진 만큼 내년 총선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 장관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총에 참석해 연내 정부조직법 개정안 발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 신설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이민청 출범은 외국인 노동력 유치 등 인구 문제 해결을 위해 한 장관이 법무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온 정책이다. 한 장관이 직접 의총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총선 등판을 앞두고 당내 역할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 장관이 지난달 대구·대전·울산을 잇달아 방문한 당시에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 장관은 총선 출마 관측에는 일단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정책의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출마설과 관련해 "저는 정무직이지만 임명직 공직자다. 제가 진퇴하는 것은 제가 정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총선 역할론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드렸던 말씀에서 특별히 보탤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원 장관은 총선에서 험지 출마 등 당을 위해 희생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출마 의지를 굳혔다. 후임자가 정해진 원 장관은 개각이 발표된 지난 4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경북·대구 장로총연합 지도자대회'를 찾아 보수층 공략에 나섰다.
그는 이날 "저는 앞으로 다가오는 국가의 운명이 걸린 일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을 하겠다"며 "딱 한 사람을 붙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을 붙잡고 제가 헌신하고 희생하겠다"고 피력했다. 그가 말한 '딱 한 사람'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에 대한 역할을 자처한 만큼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집회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참여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광훈 목사가 보수통합 대상이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대중적인 인지도를 보유한 두 인사가 내년 총선에서 당을 이끌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원 장관의 경우 이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에 긍정적인 만큼 총선에서 '빅매치'가 성사된다면 유권자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등 당 분위기 쇄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장관은 당선 확률이 높은 지역이나 비례대표 출마, 험지 출마 등 여러 경우의 수가 점쳐지고 있다.
공직자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내년 1월 11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차기 총선 출마가 전망되는 한 장관의 경우 연말 또는 연초에 '원 포인트'로 교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