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20대 이하 차주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2년째 다른 연령대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젊은 층이 섣불리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가 고금리에 직격탄을 맞고 원리금조차 갚지 못하는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상생 금융 대상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와 함께 청년이 거론되는 가운데 은행 빚에 벼랑 끝으로 몰린 젊은 층의 현실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19개 은행(시중·지방·인터넷 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만 20대 이하 연령층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9％로 집계됐다. 한 달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비율이 전년 동기(0.24％)보다 0.15％포인트(p) 급등한 것으로, 이는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30대 연체율은 0.20％로 20대 이하의 절반 수준이었다. 40대와 60대 이상은 각 0.23％, 50대는 0.25％ 등이었다. 20대 이하의 주담대 연체율 고공행진은 8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3분기 말 0.14％로, 30대(0.08％), 40대(0.10％), 50대(0.12％), 60대 이상(0.13％)을 처음으로 모두 앞지르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보통 50대나 60대 이상의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0대 이하의 연체율은 올해 2분기 말에 0.44％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3분기 말 전분기보다 0.05％p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대 이하의 연체액 역시 2분기 말 1500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3분기 말 14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900억원)보다는 50％ 이상 많았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전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4％로 1년 전(0.12％)의 두 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체 연체액도 7600억원에서 1조56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한편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이하 외의 다른 연령대에서도 연체율과 연체액은 오르고 있다. 전 연령대에서 주택담보대출 연체액과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 중인 것이다. 30대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말 0.09％에서 올해 3분기 말 0.20％로 커졌다. 연체액도 1500억원에서 3400억원으로 늘었다. 40대 연체율은 0.12％에서 0.23％로 상승했으며 연체액은 2200억원에서 4700억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