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는 전기요금 인상 대응책도 부족한 상황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오는 2030년 전력 실질 가격이 현재보다 35% 가량 상승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이 상승한 가운데, 산업계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제기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참가국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탈화석연료 전환’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3% 감축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만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과정에선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석탄과 LNG보다 발전 비용이 높아서다. 한국전력경영연구원이 한국전력에 제출한 ‘2050 탄소중립에 따른 전력시장 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2050 탄소중립을 위해 소비자의 전기요금으로 발전 비용 및 계통 강화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보고서는 전력수요, 발전원별 발전량 등의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상 주요 전제에 따라 시나리오 A와 B로 나눠 전력 실질가격을 추계했다. 먼저 시나리오 A는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화력발전을 전면 중단하고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한다. 시나리오 B는 석탄발전을 중단, 화력발전의 일부로 LNG발전을 유지해 탄소 배출량이 잔존하는 방안이다.
보고서는 2021∼2022년 전력 적용단가를 kWh당 110원으로 놓고, 이를 기준으로 시나리오 A상 2030년 실질가격은 36.27%, 2040년 실질가격은 43.54%, 2050년 실질가격은 26.8% 증가할 것으로 추계했다. 시나리오 B상 2030년 실질가격은 35.09%, 2040년 실질가격은 42.81%, 2040년 실질가격은 23.4% 증가할 것으로 계산됐다. 친환경에너지 사용 비율이 증가하면 그에 따라 발전 비용과 계통 강화 비용 등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국내 중소기업들은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시행한 309개 중소제조기업 대상의 ‘에너지비용 부담 현황조사’ 결과,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 부담이 된다는 응답은 94.9%였다. 거의 모든 중소제조기업이 상승한 전기요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매우 부담’으로 응답한 기업도 50.2%로 절반 가량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