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북한이 김정일 사망 12주기인 17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다. 지난달 22일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 이후 25일 만이다. 이번 도발은 이달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2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에 대한 반발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오후 10시 38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다"며 "약 57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으며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활동을 추적해 왔다"고 밝혔다. 현재 한미 군 당국은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이다.
이어 "탄도미사일 기술 활용과 과학·기술 협력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명백한 도발 행위"라며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 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11월 22일 이후 25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밤 11시 5분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북한의 도발 배경에는 한미 양국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NCG 회의에서 내년부터 한미 간 연합 훈련에 핵 작전 시나리오를 포함, 함께 훈련하기로 한 것에 대한 반발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전날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이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것도 도발의 명분으로 삼았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12주기로, 국방력을 과시해 주민 결속을 꾀하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북한은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국방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며 이번 NCG 결과와 미주리함 입항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국방성은 "유사시 공화국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실행을 위한 작전 절차를 실전 분위기 속에서 검토하려는 노골적인 핵대결 선언으로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