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연말 호텔 뷔페 이미 만석
가성비 뷔페 레스토랑 폐점 줄이어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되며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극도로 비용을 줄이는 소비 형태와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초고가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소비양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내년에도 이런 추세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
25일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외식 트렌드 가운데 첫 번째가 ‘양극화’였다. 평소 가성비가 높은 구내식당이나 편의점 도시락을 이용하다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 거액을 지불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편의점 도시락 시장은 급성장했다. 통계에 따르면 편의점 도시락과 간편식품 매출은 최근 6년간 최대 성장세를 기록했다. 편의점업계는 2000원에서 5000원대의 제품을 경쟁하듯 쏟아내고 있다.
서울의 특급 호텔들의 연말 뷔페 가격은 1인 20만원을 넘겼지만, 이달 초 12월 한 달간 주말 예약은 대부분 마감됐다. 연말을 맞아 한시적으로 가격을 올렸음에도 수요는 몰렸다.
서울 신라호텔 더 파크뷰는 저녁 뷔페 가격을 성인 1인 기준 12월 1월부터 20일까지는 19만5000원, 21일부터 31일까지는 21만5000원으로 각각 책정했다. 이는 기존 18만5000원보다 5~16% 높은 가격이다.
조선팰리스호텔 콘스탄스는 이달 저녁 뷔페 가격을 19만4000원으로 기존 18만5000원보다 5% 인상했다. 크리스마스 기간인 23일부터 25일, 연말인 30일과 31일은 점심·저녁 뷔페 가격은 16∼34% 올려 21만5000원을 받는다.
롯데호텔 서울 라세느는 이달 평일·주말 저녁 뷔페 가격을 19만원으로 기존 18만원 대비 6% 인상했다. 크리스마스 연휴인 23일부터 25일과 30일 31일 저녁 가격은 20만5000원으로 14% 올렸다.
호텔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10만원이 훌쩍 넘는 케이크가 주류를 이룬 가운데 트러플과 푸아그라 등 고급 식재료를 활용한 30만원대 초고가 케이크도 등장했다. 호텔 인기 케이크의 경우 예약 구매가 힘든 상황이다. 이와 반대로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알뜰족을 겨냥한 1만 원 미만 케이크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적당한 가격으로 다양한 음식을 무한정 먹을 수 있어 인기를 끌었던 뷔페 레스토랑들은 매장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스시·롤·샐러드 뷔페인 ‘쿠우쿠우’의 국내 매장 수는 2019년 125개에서 2020년 110개, 2021년 96개로 매년 줄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뷔페형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도 2019년 41개에서 2020년 34개로 축소됐으며, 현재는 2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애슐리 퀸즈’도 2019년 95개에서 2022년 55개로 감소했다.
이러한 뷔페 레스토랑들은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며 외면받자 고급 호텔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로 리모델링하고, 메뉴의 품질을 올리는 등 프리미엄 요소를 강화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플렉스’와 ‘짠물소비’로 투트랙 판매 전략을 짜고 있다. 예년보다 빠르게 내년 설 명절 선물세트 사전예약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대형마트는 양극화 소비 트렌드에 맞춰 1만원이 채 안 되는 ‘알뜰 선물 세트’와 청탁금지법 개정을 반영한 2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세트’ 상품에 집중해 제품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거시경제적 측면의 소득·소비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소비 양극화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2년간 고분위 계층의 경우 근로 소득은 큰 폭으로 늘었지만, 저소득층은 소득이 감소하며 격차가 커졌다. 이러한 현상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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