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만남을 갖는 등 '통합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당내 비이재명(비명)계가 제기하는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요구에는 침묵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3총리(이낙연·김부겸·정세균) 연대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내달 즈음 민주당 분당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따르면 이날 이 전 총리는 정세균 전 총리와 서울 모처에서 조찬 회동을 가졌다. 이 전 총리 측은 "두 사람이 국가와 민주당 안팎의 문제들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공유했다"며 "적절한 상황이 조성된다면 김부겸 전 총리를 포함해 '3총리 회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가 지난 24일 김부겸 전 총리와 비공개 조찬 회동을 하며 사전 '3총리 회동'의 필요성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두 사람의 회동은 정 전 총리와 이재명 대표 간 회동을 앞두고 의견 조율을 위한 만남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당내 쇄신을 연말까지 이루지 못하면 신당 창당 등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지난 20일 김 전 총리와 만남을 가졌고, 오는 28일 정 전 총리와의 만남을 통해 '3총리'의 의견을 수렴한다. 또 내달 1일에는 권양숙 여사, 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로 하는 등 당내 갈등 봉합에 동분서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비명의 '대표직 사퇴·통합 비대위 구성' 요구 등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에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표가) 당 대표실 안에서의 묵언 수행을 마치고 진짜 정치로 나와야 한다"며 이 대표의 침묵을 직격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현실적으로 대표직 사퇴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3총리 등 당내 원로들과의 회동을 통한 의견 수렴을 마친 후에야 반응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대표의 이러한 반응에 따라 이 전 총리 및 당내 비명계 의원들의 신당 결단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