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4·10 총선] 윤석열 vs 이재명…정치 명운 걸린 '3차 대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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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4·10 총선] 윤석열 vs 이재명…정치 명운 걸린 '3차 대회전'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4.01.0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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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지선 이은 마지막 승부수로 '대격돌'
국민의힘 패배 시 尹 '레임덕' 급가속
민주 패배는 이재명 회생불능 치명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31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 의장단, 여야 대표, 5부 요인과의 사전 환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31일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국회 의장단, 여야 대표, 5부 요인과의 사전 환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오는 4·10 총선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걸린 세번째 대회전이 될 전망이다. 지난 대선부터 지방선거에 이은 마지막 격돌이다. 이번 총선에서 패하는 쪽은 사실상 정치 생명에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지면 정권 중반에 '레임덕'이 가속화되며, 반대로 민주당이 패할 경우 이 대표의 당내 기반이 완전히 무너져 '정치적 리스크'의 쓰나미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을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로 치를 모양새다. 윤 대통령이 불과 총선 3개월을 앞두고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를 사퇴시킨 뒤 자신의 '복심'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당권을 맡긴 배경에는 본인이 당을 장악하고 막후에서 총선을 지휘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앞선 '김기현 대표 체제'는 9개월 동안 대통령실에 끌려다니다가 윤 대통령이 처음부터 끝까지 개입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또 다시 대통령실이 '아바타'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한 비대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번 총선이 사실상 윤 대통령과 정권의 운명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되기 때문이다.

한 비대위원장도 "우리는 대통령을 보유해 정책적 실천력을 갖는다. 야당과 그 차이를 십분 활용하자"며 대통령실과의 일체감을 강조한 바 있다. 또 당정 관계를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라고 정의하며 사실상 '당정일체' 바탕 위에서 이번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문제는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국민의힘은 잃을 게 너무 많다는 데 있다. 우선 보수 진영에서 차기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한 비대위원장이 첫 정치적 시험대에서부터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8월 한국갤럽이 발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비대위원장은 16%를 기록하며 19%로 1위를 기록한 이재명 대표를 바짝 뒤쫓았다. 여타의 보수 후보인 홍준표 대구시장(4%),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전 대표(2%) 등과는 큰 격차로 사실상 보수 후보 '원톱'이다(2023년 12월 5~7일, 전국 성인 1000명, 응답률 13.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러한 한 비대위원장에게 이번 총선 패배는 차기 대권 주자로서 정치 기반을 다질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으로 남은 임기 내내 야당에 끌려다니며 국정 운영의 혼란을 피할 수 없다. 현재 30%대 초중반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이 다른 관점에서는 정권을 뒷받침하는 '콘크리트 지지율'로 볼 수 있는데, 총선에서 패배하면 이 지지율마저 20%대 이하로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하면 레임덕이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지난 2년 가까이 여소야대로 제대로 일다운 일을 못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일해야 할 집권 3년차에 총선을 패배하면 모든 게 올스톱 상태로 간다고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당 내부에서도 윤 대통령의 장악력이 무력화되며 사실상 안팎에서 손발이 묶이는 형국을 초래할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통령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던 이유는 '공천'이 가장 크다"며 "이번 총선 이후에는 대통령과 의원들의 잔여 임기가 역전된다. 과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됐던 의원들이 대통령 말을 듣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야당이 패배하는 경우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 당 대표직 유지가 불가능한 수준을 넘어 사실상 정치적 생명이 끝날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총선 패배가 곧 이 대표 개인에 대한 국민적 심판으로 읽히며 대선주자로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특히 비이재명계의 사퇴 요구와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거부하고 선거를 치른 데 대한 역풍으로 당내 지지 기반이 빠르게 무너질 수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로 인한 리더십 위기를 당내 지지와 국민적 팬덤을 바탕으로 돌파해왔지만, 총선 패배는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이 대표가 회생불능 상태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민심의 심판을 받은 국민적 리스크, 기존 개인적인 사법 리스크, 그보다 훨씬 더 큰 정치적 리스크까지 3개가 동시에 덮치면 결코 감당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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