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 자신감 내비쳐···"저만의 Next Step 걷겠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탈당과 함께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며 창당 동력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지만, "27일 결단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이 전 대표는 정돈된 장소가 아닌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상계동 한 갈빗집에서 탈당을 선언했다. 그의 얼굴엔 그동안의 핍박에 대한 분노 대신 '새로운 길'에 대한 자신감이 드리워 있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의 변과 함께 신당 창당의 당위를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당초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소회를 밝힐 예정이었으나, 시작점에서 정치를 하는 이유를 다시 새기고자 상계동으로 회견 장소를 변경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오후 2시 50분쯤 상계역에 도착해 회견 장소로 향했다. 이 전 대표는 역에서 5분 남짓한 회견 장소로 걸어오며 시민들과 악수하는 등 인사를 나눴다. 회견 시작 40분 전 도착한 회견지에는 이미 이 전 대표를 보기 위한 지지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다만 이 전 대표의 행보를 반대하는 이들도 현장을 찾으면서 지지자들과 크고 작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찰은 충돌을 미연해 방지하기 위해 80여 명의 인력을 주변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의 탈당 결심은 대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윤 대통령 및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극심한 갈등을 겪던 이 전 대표는 갑작스레 성비위 사건이 불거지며 당원권 정지의 중징계를 당했고, 결국 대표직에서 쫓겨나듯 물러났다.
대선과 지선 승리를 이끈 대표가 당의 비난과 조롱을 받으며 탈당하는 것에 스스로 '화'를 느낄 법도 했다. 하지만 회견 당일 이 전 대표의 얼굴에서 분노나 적개심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자신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설명하며 묘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전 대표는 회견에서 "오직 제가 믿는 것은 용기와 올바름의 힘"이라며 "저는 일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그 칼날을 두려워하거나 순차 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시민 여러분 모두를 미래의 정치로 초대한다"며 "앞으로 저만의 Next Step(다음 행보)을 걷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발언을 마치자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의 응원과 박수가 쏟아졌다. 일견 탈당 회견이 아닌 '출정식'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이 대표는 "제가 보기보다도 팬클럽이 많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중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창당 시 연대 가능 범위'를 묻자 "노회찬의 정의당까지"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