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핵심 신사업 위주 전문 조직 신설…젊은 인재 전진 배치
명칭부터 업무 방식까지 혁신…해외 확대‧세대교체 준비 고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품업계가 새해를 맞아 대대적인 조직 정비에 나서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경쟁력 강화와 경영 쇄신을 위한 포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체들은 경쟁력 강화와 경영 쇄신을 위해 신사업 추진과 인적쇄신, 젊은 인재등용 등에 힘을 주고 있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삼양그룹은 핵심 신사업 분야인 ‘글로벌’과 ‘스페셜티(고기능성)’를 중심으로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임원 인사는 성과 중심의 인사를 원칙으로 나이에 상관없이 맡은 부문에서 탁월한 공로를 세운 젊은 리더를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8명의 신규 임원 중 7명이 1970년생 이후 출생자다.
조직개편의 경우, 지주사인 삼양홀딩스 내 전략총괄과 재경기획PU를 신설해 그룹 전체의 경영전략과 재무관리 역량을 강화했다. ESG경영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CSR총괄도 신설했다. 식품그룹에서는 북미지역에서의 스페셜티 사업 확대를 위해 식품BU(Business Unit) 직속의 북미사업팀을 신설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세대교체를 위한 젊은 피 중용 및 미래 신성장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너 3세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은 이번 인사를 통해 상무로 승진했다. 전 상무 직속조직으로 라면 TFT팀을 신설하고, 맵탱 브랜드의 제품 기획, 네이밍, 디자인, 광고 등 전 과정에 참여, 맵탱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300만개 돌파라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새 인사제도도 도입했다. 이사 직급을 폐지하고 상무보 직급을 신설함으로써 임원 체계를 개편했다. 결재 단계 간소화를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하고 빠른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본부’, ‘실’,’ 팀’ 등 위계를 드러내는 조직 명칭을 모두 없앴다. 먼저 글로벌 임직원 누구나 조직의 기능과 역할의 범위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조직명을 영문을 기본으로 변경했다. 직급체계는 사원, 대리, 과장, 부장 등에서 ‘스페셜리스트’와 ‘프로페셔널’로 개편하고, 임원은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해 운영한다.
업무 방식에도 실험적 변화를 줬다. 노트북 화면을 무선 연결해 전자칠판에 띄워 회의를 진행하는 ‘페이퍼리스 문화’를 기본으로, 업무시간을 자기주도적으로 설계하는 ‘유연근무제’를 정착시키고, 거점 오피스와 원격근무 시스템 등 스마트 워킹 환경을 구축했다.
이디야커피는 중복 및 유사기능을 통합하고, 조직을 기능별로 재배치했다. 운영혁신팀을 신설해 가맹점 매뉴얼 고도화와 매출활성화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혁신사례를 전파 및 적용하며 실질적인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협력 강화를 위해 ‘CSR실’도 신설해 경영지원본부 산하로 배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신사업을 위한 전담 조직을 새롭게 꾸리고 전문 인재를 등용 및 육성하는 데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불안정한 업황 속 경쟁력을 제고하고 기업의 신규 수익모델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단 점에서 충분한 투자 가치가 있다”며 “세대교체, 해외진출 확대 등이 두드러지는 시기 속 전사 구조 개편은 조직 효율화를 도모하고 강력한 경영 혁신을 추진하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