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세계 교역의 성장 속도가 글로벌 분절화, 서비스 중심 경제 회복 등의 구조적 문제 탓에 장기·추세적으로 계속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가운데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상당 수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팬데믹 이후 글로벌 성장·교역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1∼2023년 중 교역탄성치(세계 경제성장 대비 교역증가율)는 1.2로, 금융위기 당시(1.6)보다 낮았다.
특히 2023년의 경우 0.3에 그쳤는데, 그만큼 세계 교역이 전체 경제 성장 추이와 비교해 매우 부진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추세적 교역 둔화의 배경으로 △분절화 심화 △통화 긴축 △서비스 중심 회복 등이 꼽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에 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분절화를 심화시키며 세계 교역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통화 긴축이 이어지며 교역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중국 무역 갈등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까지 겹쳐 글로벌 경제가 쪼개지는 분절화(fragmentation) 현상이 심해진 데다, 세계적 통화 긴축과 2022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서비스 부문 중심의 경제 회복으로 상품 교역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올해 역시 교역 신장률(3.5%·2023년 10월 IMF 전망치)은 과거 장기 평균(2007∼2018년 3.8%)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은은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수출 대상국의 수입 수요가 작년보다 3.3% 늘면서 수출 개선과 경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통화 긴축의 영향이 줄고, 미국 등 선진국의 첨단산업·친환경 투자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IT경기 반등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박세준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향후 중기 시계에서 세계 교역은 대체로 세계 성장률과 비슷하거나 다소 하회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중국 성장세 약화, 글로벌 분절화 지속 등이 세계 교역에 구조적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 경제 수출 경쟁력과 성장 경로는 분절화 위험, 기술혁신, 친환경 경제 이행 등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