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적용을 유예하는 개정안이 여야 간 입장차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결국 27일부터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중대재해법이 전면 시행된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중대재해법 개정안'은 여야 막판 협상 시도에도 불구하고 상정되지 않았다.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공사금액 50억원 이상)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 등을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 및 공사금액 50억원 이하 사업장에 대해선 2년간 시행 유예를 거쳐 27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등 위기로 인해 해당 법 적용에 대한 준비 기간이 부족했던 중소기업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야는 정쟁에 몰두하며 협상에 실패,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법 적용을 앞두고 중소기업계 등이 '법 적용 2년 유예'를 요청하면서 여야가 지난해 연말부터 논의를 이어왔지만, 이견차만 드러낸 채 '네 탓 공방'만 이어왔다. 더불어민주당은 협상 조건으로 산업안전보건청 연내 설치 △산재 예방 예산 2조 원으로 증액 등을 내걸었으나, 국민의힘은 무리한 조건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야는 전날 논의에서도 야당이 요구한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등을 놓고 팽팽한 이견을 드러내면서 별다른 소득 없이 헤어졌다. 본회의 당일인 이날 다시 협상에 나섰지만, 쟁점 사안에 대한 간극을 결국 좁히지 못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이 주장하는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등을 겨냥해 "민주당은 협상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산업안전보건청 설립을 요구했지만, 정부·여당이 아무 답도 없다"며 협상 실패 책임을 여당에 돌렸다.  또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로 되돌아온 쌍특검법(김건희 여사·대장동 50억 클럽)은 이날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국민의힘은 줄곧 쌍특검을 25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민주당은 국회 통과 후 정부로 이송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 결론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쌍특검법이 다시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석 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사실상 여당에서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 한 재의결이 어려운 만큼 해당 법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 검토와 여당 공천 결과 등을 지켜보겠다는 것이 민주당 의중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을 비롯해 소비자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자본시장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80여개 법안이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