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빨라져야 할 만만디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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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빨라져야 할 만만디 재판
  • 이은구 (주)신이랜드 대표이사
  • 승인 2024.02.1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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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구 (주)신이랜드 대표이사
이은구 (주)신이랜드 대표이사

매일일보  |  ‘빨리 빨리’는 노동을 제공할 때는 근로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구호이지만 받을 때는 제일 좋아하는 구호이기도 하다.

필자는 30여 년간 이들을 상대로 ‘일 빨리 운동(초 관리 운동)’을 펼쳐왔다. 직원을 상대로 하는 운동이라서 외부에 널리 확산되지는 않았다. ‘일 빨리 운동’의 핵심은 ➀ 뺄 것 빼고 ➁ 시행착오는 언제나 (실수 두려워하지 마라.) ➂ 실수 공개하면 상 준다. ➃ 본(기준자)를 사용하라. ➄ 5초만 점검후 시작하라. (시작이 반이다.) ⑥ 동시 진행하라. (한 가지씩 마치지 마라.) ⑦ 급한 것부터 하라. ⑧ 큰 것부터 하라. ⑨ 공정 복잡한 것 먼저 시작하라. ⑩ 평가하며 하라. (자기진단) 등 수 십 가지 방법을 반복적으로 제시하면서 제도화하는 것이다. 30년간 실시하고 있지만 특별히 내세울 만큼 달라진 것은 없지만 40년 이상 장수할 수는 있었다. 근로자들은 대충 대충하거나 편법을 써서 빨리 해치우고 현장을 벗어나려한다. 원칙 지키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적당한 당근을 많이 주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빨리하면 사고 난다, 빨리하면 부실하다고 하는 것은 자기방어수단이기도 하다. 범법자를 잡아들이고 벌을 주는 업무에 종사하는 경찰과 검찰, 판사가 있다. 이들은 빨리빨리 보다는 정확한 판단만을 위해 만만디 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다. 한 사건이 결정 나는데 수년에서 수십 년 씩 걸린다. 국민들이 보기엔 가장 태만하고 답답한 마음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하다. 빨리빨리는 고도의 기술, 기능, 시스템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팽이는 쳐야 돌듯이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은 팽이와 유사하게 행동하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도 발전이 없고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는 자만에 빠지기도 한다. 잘되는 방법, 빠른 방법을 알면서도 습관을 고치려하지 않는 것은 근로자만의 태도는 아니다. 지금 가장 많이 지적받는 직종은 판사들이다.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다그치고, 확인하면 잘되다가도 관리를 조금만 소홀히 하면 원상태로 돌아가기 일수다. 정확하고 빨리 처리하는 일은 기업일 것이다. 신속성 보다는 완전무결을 지향하는 판사들의 늑장판결은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고 범법자들을 보호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만만디정신으로 일하는 이들에게도 명목을 붙여 빨라지면 빨라진 만큼의 당근을 지불한다면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이은구 (주)신이랜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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